잡으러 들어가던 것까진 기억이 나는데, 정신을 차리고 일어나보니 락커룸. 어떻게 된 일인지 아무리 생각해도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저 황당하고 허무할 뿐이다. 어딘가가 너무나도 쓰라린 것이 맞아서 생긴 상처 때문인지, 아님 다른 이유인지. 하루 이틀이 지나고 맞은 상처는 웬만큼 아물기 시작했는데 여전히 어딘가가 아프다. 음. 커피를 많이 마셔서 속이 쓰린건가. 술을 마셔서 머리가 아픈건지도 모르지. 잠을 잘 못자서 전반적으로 몸이 무겁긴 하다. 커피를 한 잔 마시고지난 시합을 복기해본다. 너무나도 순식간에, 그리고 일방적으로 당했다는 게 기분이 나쁘다. 그런데 생각해보니까, 이 경기, 시작부터 상대 페이스에 말려서 질질 끌려다니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끝나버린 원사이드 게임이었다. 이미 승부는 결정되어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