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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gelus군은 항상 나른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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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tice

2016.02.02 10:43 Sports/Fever Pitch

모두의 예상대로, 과르디올라가 다음 시즌 맨체스터 시티의 새 감독으로 임명되었다.

바르셀로나에서 4년, 바이에른 뮌헨에서의 3년 (바이언에서의 3년은 현재 진행형) 동안의 기록은 그야말로 현실세계에서의 FM 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이다.


리그 성적 239경기 187승 33무 19패 (승률 78%)

컵대회 및 챔피언스리그 포함 모든 대회 성적 384경기 284승 62무 38패 (승률 74%)

리그 우승 5회, 챔피언스리그 우승 2회


펩의 이동은 두 가지 상반된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을 것 같은데, 


펩을 싫어하는 쪽의 관점에서라면 펩이 전술적으로 뛰어난 역량을 지니고 있다는 건 인정하지만 -물론 이 조차 선수 덕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이쯤되면 좋은 선수단에 돈까지 많은 곳을 찾아 이동하는 것은 아닌가 고개를 갸웃거릴 것이다. 물론 현재 맨시티의 선수층이 바르사나 바이언만큼 훌륭하다고는 볼 수 없지만... 맨시티라면 돈이 있잖은가. (만수르의 돈맛을 보고 싶다...아... )


반대로 펩을 옹호하는 쪽이라면, 맨시티의 경우 앞선 두 팀보다 스쿼드도 하나하나 따져봤을 때 나은 구석이 없을 뿐더러, 무엇보다도 팀의 역사가 일천하다 - 여기서 말하는 역사는 오래된 것과는 다른 뜻이다- 는 점을 들어 그가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내고자 맨시티로 간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다. (지금까지의 맨시티 감독들의 경력을 생각해보았을 때 펩의 화려함에 비할 만한 사람은 없었으므로) 굳이 첨언하자면, 탑 클래스의 감독이 모든 걸 다 버리고(?) 하위 리그의 팀으로 가서 맡은 팀을 승격시키고 리그 우승은 물론 챔피언스리그 우승까지 일구는 FM 스러운 짓을 현실적으로 할 리가 없잖나...


개인적으로는 아구에로, 데 브라이너, 다비드 실바, 스털링, 콜라로프, 오타멘디, 조 하트... 정도를 제외하면 home-grown이 아닌 다른 주전급들은 펩이 부임하면 물갈이 될 가능성도 꽤 있다고 생각하기에... (특히나 야야 투레!는 개인적인 악연도 있는터라) 다음 시즌 맨시티의 변화를 지켜보는 것도 쏠쏠한 재미가 있을 것 같다. (물론 financial fair play라는 복병이 있지만) 


그리고, 만약에, 만에 하나, OT에 그 분이 오신다면, 펩-클롭-벵거-그 분 이렇게 감독계의 4대천왕이 프리미어리그에 모여 왕좌의 게임을 벌이는 것을 볼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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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8.26 07:07 Sports/Fever Pitch
A조: 상향 평준화. 네 팀중 어느 팀이 올라가도 그렇게 의외는 아닌 것 같다. 굳이 따지자면 뮌헨과 맨시티가 좀 더 가능성이 높달까.

B조: 인터밀란이 가장 유력하고 릴과 CSKA가 남은 한 자리를 다툴 듯. 박주영이 릴로 이적한다면 혼다와 맞대결! 릴의 에당 아자르의 활약 여부도 기대됨. 어부지리(?)로 올라온 트라브존스포르도 충분히 모스크바나 릴의 발목을 잡을 수 있을 듯.

C조: 맨유가 간만에 쉬운 조편성이긴 하지만 벤피카와 바젤을 조심해야. 두 팀이 남은 한 자릴 두고 싸우겠지만 벤피카가 더 세보임.

D조: 레알과 리옹이 또 맞붙었다! 이 질긴 인연하고는... 아약스가 있긴 하지만 두 팀이 올라갈 듯.

E조: A조와 더불어 이번 시즌 가장 혼전이 예상된다. 첼시>레버쿠젠>=발렌시아 정도 될 듯. 발렌시아로선 마타의 이적이 뼈아플 듯. 첼시의 파란 유니폼을 입고 메스타야에 서게 될 마타를 지켜보는 것도 재밌겠다.

F조: 이 조도 만만치 않을 듯. 아스날과 마르세유, 그리고 독일 챔피언 도르트문트... 현재 전력이라면 아스날의 16강 진출을 장담할 수 없을 듯. 도르트문트>아스날>=마르세유?

G조: 가장 고만고만한(?) 조... 포르투가 비록 전년도 유로파 리그 우승팀이지만 비야스-보아스 감독과 팔카오가 없는 데다가 브라질리언 어택!의 샤흐타르가 만만치 않음. 러시아 재벌의 힘을 앞세운 제니트도 충붕히 해볼만할 듯. 아포엘이 약하긴 해도 상대적으로 대진운이 좋긴 마찬가지. 홈팬들에게 의외의(?) 기쁨을 안겨줄 수도?

H조: 바르셀로나와 밀란. 그리고 다른 두 팀. 서로서로 싸우겠지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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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2.02 01:03 Sports/Fever Pitch


아시안컵 준결승 일본전을 마지막으로, 박지성 선수가 국가대표 은퇴를 선언했다. 11년간 A매치에서 정확히 100경기를 뛰는 동안 그가 넣은 골은 겨우(?) 13골. 그는 분명 탁월한 결정력을 지닌 선수는 아니었다. 하지만...

2002년 월드컵 직전의 두 차례 평가전, 프랑스전 선제골과 잉글랜드전 동점골. 그리고 조별리그 최종전 포르투갈전 결승골.
2006년 월드컵 프랑스전 동점골.
2010년 월드컵 최종예선 이란전 두 번의 동점골. 월드컵 직전 일본과의 평가전 선제골. 본선 첫 경기 그리스전 추가골...

이만큼 굵직굵직한 경기에서 이런 활약을 보여주었던 선수를 또 어디서 찾을 수 있을까... 결코 많은 골은 아니었지만, 그가 터뜨린 한 골 한 골은 한국 축구 역사에서, 그리고 동시대를 살며 그의 활약을 직접 볼 수 있었던 우리의 기억 속에 영원히 살아 숨쉴 것이다.

기자회견 말미에 국가대표로서 어떤 모습으로 남고 싶냐는 질문에 믿음이 가는 선수로 기억되고 싶다고 했다. 우리는 그의 존재만으로도 그 어느 팀과 붙어도 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질 수 있었으니... 끝내 우승컵을 들어올리지는 못했지만! 그의 너무나도 소박한 소망은 여기에 이루어졌다.

박지성 선수, 그동안 정말 감사했습니다. 이제 국가대표 몫까지 유럽에서 뛰어주셔야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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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1.02 23:32 Sports/Fever Pitch

2006-2007 EPL 마지막 날- 단 하나의 강등팀을 가리기 위한 세 팀의 전쟁...

경기시작 전까지의 순위는  
16위 셰필드
17위 웨스트 햄
18위 위건 

EPL 38라운드 경기 결과-
위건 애틀레틱 2-1 셰필드 유나이티드
웨스트 햄 유나이티드 1-0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최종 순위는
15위 웨스트 햄,
17위 위건,
18위 셰필드(강등) 



경기 종료 직후, 프리미어쉽 잔류에 환호하는 폴 주얼 위건 감독과 물끄러미 바라보는 닐 워녹 셰필드 감독.
 


올드 트래포드에서 맨유를 꺾고 잔류를 결정지은 뒤 기뻐하는 앨런 커비쉴리 웨스트 햄 감독 

승부의 세계는 비정하지만... 멋지다.
2년전 마지막 날까지 어느 팀도 결정되지 않은 채 노리치, 웨스트 브롬, 사우스햄튼, 크리스털 팰리스 네 팀이 물고 물리던 강등권 싸움만큼은 아니었지만 (당시 최후의 승자는 37R까지 20위(!)였던 웨스트 브롬), 덕분에 이번 시즌도 마지막까지 관심의 끈을 놓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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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1.02 22:54 Sports/Fever Pitch

<2007.8. Solskjear Announces Retirement>

나의 영웅이 그라운드를 떠난다....



Ole Gunnar Solskjear
1973년 2월 26일 생
국적: 노르웨이
1996년 7월 29일 노르웨이 Molde로부터 이적(이적료: 150만 파운드)
데뷔: 1996년 8월 25일 블랙번전 (Old Trafford)
별명: 동안의 암살자(Baby-faced Assassin)
기록: 366경기 출장 126골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 63경기 출장 24골 (노르웨이 국가대표)

Ole's United Honours:
Premier League (6): 1996/97, 1998/99, 1999/00, 2000/01, 2002/03, 2006/07
FA Cup (2): 1999, 2004
UEFA Champions League (1): 1999
Intercontinental Cup (1): 1999
Community Shield (2): 1996, 2003




<2007.9.1. Retirement Cremony>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 선더랜드 경기에 앞서 올드 트래포드에 모인 관중들, 그리고 그를 사랑했던, 아니 사랑하는 전세계 축구팬들에게 작별인사를 했다. 



특별하게도 상대팀 선더랜드에는  함께 피치를 누비던 선수들이 많았다. 감독으로 돌아온 로이 킨, 함께 환상의 공격진을 이루었던 드와이트 요크와 앤드류 콜, 그리고 키어런 리차드슨, 리암 밀러 같은 까마득한 후배들까지. 


'은퇴결정을 내릴 때 전혀 힘들지 않았다'는 말을 증명이라도 하듯이, 그라운드를 떠날 때까지 그는 예의 그 밝은 미소를 잃지 않았고 끊임없는 기립박수로 자신을 배웅하는 팬들을 향해 연신 엄지 손가락을 펴 보였다. 그렇지만, 그라운드로 뛰어나가는 선수들을 뒤로 한채 걸어나가는 그의 모습을 보며 그가 등장했을 때마다 느꼈던 왠지 모를 두근거림을 이제 더 이상 맛볼 수 없다고 생각하니, 아쉬움에 코끝이 살짝 찡해져 오는 건 어쩔 수 없나보다. 


고마워요, 올레.

posted by Angelus
2011.01.02 11:54 Sports/Fever Pitch

헨릭 라르손과 올레 군나르 솔샤르, 스웨덴과 노르웨이를 대표하는 골잡이들. 
FA컵 64강전(3라운드) 아스톤 빌라와의 경기에서 각각 선제골-결승골을 넣으며 팀 승리를 이끌다. 

1) No.17. Larsson
3개월 단기 임대지만 맨유 유니폼을 입고 뛰는 역사적인 첫 경기라는 점에서 관심은 모두 그에게 쏠려있었다. 상대인 아스톤 빌라의 감독 마틴 오닐과의 인연 또한 경기 전 분위기를 한층 달구는 중요한 양념거리였다.



순간순간 보여주는 그의 컨트롤과 유연한 몸놀림은 정말 감탄 그 자체였다. 좁은 곳에서 공간을 만들어내고 루니가 패스해준 공을 한 번 터치한 뒤  공중에 뜬 상태에서 그대로 발등으로 슛, 그리고 역사적인 데뷔골.




2) No.20 Ole Gunnar Solskjaer



후반 35분, 동안의 암살자 출격! 휴게실에 있던 축구부 후배들은 솔샤르가 골을 넣어 이기면 사기라고 말했다.
나는 당당히! "솔샤르는 사기 유닛" 이라고 말했다.



1대 1로 경기가 끝날 것만 같던 후반전 인져리 타임, 90+2분... 그가 슛을 날렸다.
 


다시 한 번 그가 해냈다. 그래, 이 경기는 사기다.

 
posted by Angelus
2011.01.02 11:35 Sports/Fever Pitch

피터 슈마이헬이 떠난 이후 맨유에서 가장 좋아하는 우리 솔샤르 형님... 지난 2년간은 부상땜에 고생했는데... 이대로 주저앉을 거란 예상이 대다수였지만, 아직 죽지 않았다! 

솔샤르가 맨유에 합류한지도 10년이 넘었다. 어느덧 선수인생의 후반전 40분에 이르렀지만 포기하지 않는다. 바로 그이기 때문에. 그라면면 45분에 들어와도 종료 휘슬이 울리기 전에 결승골을 넣을 수 있으니까.  98-99 CL 결승때처럼.




posted by Angelus
2011.01.01 16:43 Sports/Fever Pitch

초대권을 얻은 덕에 경기를 공짜로 볼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처음엔 열 명 정도 갈 계획이었는데 막판에 대부분 취소해서 다섯 명이 조촐하게... 종로 3가부터 50분 남짓 지하철을 타고 대화역에 내렸을 땐 사람 별로 없을 것 같았는데 역을 나오니 벌써 많은 사람들이 경기장으로 향하고 있었다. 저녁 먹고 가족끼리 단란하게 즐기러 오는 분위기. 좋다.

초대권이긴 하지만 표가 많이 남아서... 잠깐 암표장사로 변신. 성인 오천원 청소년 삼천원이었는데 우리는 사천원/이천원에 팔았다. 전문 암표장사(?) 아저씨의 심한 견제가 들어왔지만 굴할 우리가 아니지. 우리의 총 수입은 2만 8천원.(4x4 + 2x2) 그 중 2만원은 김밥과 물, 아이스크림을 사는데 썼고 나머지 8천원은... 피치못할 사정으로 축구부에 기부하였다.

브라질 진영 코너플랙 쪽 맨 앞에 자리를 잡았다. 우려했던 대로 브라질이 주도권을 잡고, 간간이 역습을 시도하는 경기내용. 아직은 17세 이하의, 말 그대로 '애'들이라서 앞으로 어떻게 클 지는 모르지만 몇 년 후 얘들 중에 세계적인 선수가 나올라나? 나올지도 모른다. 문제는 이름과 얼굴을 모른다는 거... 그래서 눈에 띄는 선수가 있으면 꼭 기억을 해두기로 했다. 그러나 또 하나의 문제는 브라질 애들은 원래 이름이 다 열라 길다는 거. 

가장 눈에 띄는 선수는 주장을 맡고 있던 왼쪽 수비수, 6번이었다. '까를로스'를 연상시키는 활발한 공격가담에 안정적인 수비. 결국 선제골도 6번 선수의 발에서 나왔다. 수 차례에 걸친 원터치 2대1 패스를 통해 수비진을 멍하게 만들고 가볍게 골. 10년 후에 쟤 레알 마드리드에서 보는 거 아닐까.[각주:1] 


한국팀도 좋은 기회가 몇 번 있었는데 언제나 그렇듯이 마지막이 안 되더라. 경기내용에 대해서 쓰다보면 너무 길어지고 뻔한 내용들이 될테니 그냥 접고... 다만 후반전 막판 10분 남기고는 완전 캐관광 모드... 종료 직전에 또 한 골을 아주 가볍게 허용하며 결국 0 대 2 패배.


경기가 끝나니 10시... 두 시간 걸려서 집에 도착. 아침 일찍 집에서 나와 대학로-일산-집으로 이어지는 강행군이었지만, 역시 축구, 야구는 현장에서 봐야 제대로야...


  1. 당시 집으로 돌아와 검색해보았더니 이 선수의 이름은 파비우. 그렇다. 지금 맨체스터에 있는 파비우 하파엘 형제다. 물론 하파엘도 오른쪽 풀백으로 그 경기를 뛰었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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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1.01 16:31 Sports/Fever Pitch
경기 전부터 분위기는 한껏 달아오른 상태였다.

선두 질주중인 첼시에 10점을 뒤지고 있는 2위 아스날과 한 점차로 아스날을 쫓고 있던 맨유. 이 경기에서 지는 팀은 사실상 타이틀 경쟁에서 탈락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지난 번 맞대결에서 50경기 연속 무패에 도전하던 아스날은 맨유에게 2대 0으로 발목을 잡혔다. (새벽에 미생물 공부하면서 기숙사 티비로 봤었지.) 당시 웨인 루니가 솔 캠블에게서 얻어냈던 페널티킥이 헐리웃 액션이었는가에 관한 논란으로 들끓었다. 최근에는 두 팀 감독들간의 설전이 신경전의 수준을 벗어나 사감까지 개입되며 서로간에 원색적인 비난으로 이어졌었다.

두 팀의 경기는 항상 일촉즉발의 분위기에서 시작했고 언제나 사고가 터지곤 했다. 이번에도 역시 마찬가지였다. 양팀 선수들간 충돌은 말할 것도 없고 경고 6명에 퇴장 1명.

시작하자마자 아스날의 파상공세가 이어지더니 7분만에 앙리의 코너킥에 이은 비에이라의 헤딩골이 터졌다. 키가 작은 에인세가 비에이라의 힘과 높이에 밀렸던 것 같다. 그러나 10분 후 스콜스의 크로스, 루니가 감각적인 원터치로 연결. '왼발의 달인' 긱스의 왼발에 정확히 걸렸고, 수비 몸에 맞는 행운까지 겹치며 동점.

일진일퇴의 공방전을 거듭하던 전반 막판. 플라미니의 패스를 받은 앙리, 공을 홀딩하다 페널티박스 오른쪽으로 돌아들어가는 베르캄프에게 타이밍을 딱 맞춰 절묘한 패스, 베르캄프 주저없이 통렬한 오른발 슛. 맨유 골키퍼 로이 캐롤의 다리 사이로 빨려들어가는 멋진 골! 정말 베르캄프는 축구의 신이다. 오오 베르캄프... 35살에도 저렇게 멋진 경기를 할 수 있다니. 베르캄프는 물론이고 아스날의 정교함에 대한 감탄과 한편으로는 맨유가 대패할 지도 모른다는 걱정이 교차했다. 그렇게 전반을 마감.

그러나 나의 걱정은 결과적으로 기우였다. 맨유는 거칠게 압박을 가하면서 아스날 선수들을 흔들었고 결국 후반 10분에 동점골이 터졌다. 이번에는 크리스티아누 로날도였다. 중앙에서 긱스가 절묘하게 왼쪽으로 찔러주고 달려들어오던 로날도의 슈팅. 각도가 별로 없었는데, 역시 7번을 괜히 다는 게 아니었다.

이후 분위기는 맨유쪽으로 넘어갔다. 재차 맞은 공격찬스에서 루니의 프리킥이 포스트를 맞고 튀어나오더니, 동점골이후 불과 4분만에 역전골이 터졌다. 이번에도 긱스와 로날도의 합작품이었다. 긱스가 오른쪽으로 질풍같이 드리블해 들어갔고 아스날의 알무니아 골키퍼는 이를 막기 위해 골문을 비우고 나갔다. 따라붙던 솔 캠블과 알무니아까지 제친 긱스는 오른발(!)로 길~게 크로스, 텅빈 골문을 향해 돌진하던 로날도가 가볍게 밀어넣어 역전.

그러나 맨유에겐 위기, 아스날에겐 기회가 찾아왔으니 바로 중앙수비수 실베스트리의 퇴장이었다. 실베스트리가 베르캄프를 넘어뜨렸고 다가와서 따지던 륭베리마저 박치기로 제압했다. 심판 바로 앞에서. 주저없이 빨간 딱지를 꺼내든 우리의 그레이엄 폴 주심.

퍼거슨 감독은 로날도를 빼고 결정적일때 삽질하기로 유명했던 '한때 유망주' 웨스 브라운을 투입하며 지키기에 나섰다. 그러나 아스날은 끝내 기회를 잡지 못했고, 종료 직전 오히려 존 오셔에게 쐐기골을 허용하고 말았다. 알무니아 키퍼의 키를 넘기는 감각적인 로빙슛이었다.

무려 5분간의 인져리 타임 후 경기가 끝났다. 역시 벵거 감독과 퍼거슨 감독은 악수도 나누지 않았다.


양팀 모두 25경기를 치룬 가운데 맨유가 53점, 아스날이 51점. 그러나 선두 첼시는 61점이고 한 경기를 덜 치룬 상태이다. 여전히 첼시는 멀리 있다. 현재 첼시의 상승세를 막을만한 팀이 없어보인다. 그래도 아스날이 우승하는 것보단 차라리 낫다.


posted by Angelus
2011.01.01 16:09 Sports/Fever Pitch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할 당시... 2003.여름)

그의 이름과 얼굴을 제대로 알게 된 때는 97년 프레월드컵이었다. 당시에는 앨런 시어러를 보느라 진면목을 볼 수 없었지만, 이듬해 프랑스 월드컵에서 나는 데이빗 베컴이 어떠한 선수인가를 알게 되었다. 콜롬비아전에서의 환상적인 프리킥으로 그의 실력을, 아르헨티나전에서의 어처구니 없는 퇴장으로 그의 성질을.
그는 그 발길질 한 번에 잉글랜드 탈락의 원흉으로 낙인찍혔다. 하지만 그 사실을 기억하는 이는 과연 얼마나 될까. 잉글랜드의 두 골이 그의 발 끝으로부터 시작되었단 사실을.

98-99 시즌 마지막 경기 토튼햄과의 대결, 그의 환상적인 결승골 덕분에 맨유는 극적으로 아스날을 제치고 역전 우승할 수 있었다. 시절이 시절인지라 비록 스포츠뉴스를 통해 볼 수 있었지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이끌 선수는 베컴이란 걸 알 수 있는 골이었고, 그 생각은 곧 현실이 되었다.

유로 2000 포르투갈전... 시작하자마자 오른쪽에서 올려준 크로스는 스콜스의 헤딩골로 이어졌다. 곧이어 오웬과 환상적으로 호흡을 맞추어 맥마나만의 골을 도왔고. 그러나 경기는 결국 3대2로 포르투갈의 승리... 패배 후 그는 야유하는 사람들을 향해 중지를 내밀었고... 그 후폭풍은 어휴... 

00-01 시즌,
홈에서 열린 아스날 전. 6대 1이란 결과도 결과지만, 그의 패스 실력에 감탄할 수 밖에 없었던 경기였다. 오른쪽 사이드라인 부근에서 드리블하며 상대를 제친 뒤 그대로 전방을 향해 올려준 롱패스. 수십미터를 날아가서 수비보다 한 발 앞서 뛰어들어가는 요크의 발에 정확히 도착했고...골.

시티와의 더비 매치... 전반 시작하자마자 꽂아넣은 프리킥 골. 다양한 각도에서 리플레이를 보여주던 기억이 나는군. (골도 골이었지만 배치된 카메라의 수와 각도에 감탄했지결국 1대 0으로 끝났지만, 그 골 하나만으로도 충분했던 경기였다.

01-02 시즌...
잉글랜드 대표 베컴은 어땠던가. 시어러의 은퇴 이후 팔뚝에 붉은 완장을 찬 그는 위기의 잉글랜드호를 기적적으로 구해냈다. (물론 리버풀 3총사가 맹활약한 독일전이 결정타긴 했지만)

올드 트래포드에서 열린 그리스와의 마지막 경기. 쉽게 이기리라던 예상을 뒤엎고 경기 내내 끌려다녔던... 독일과 핀란드의 경기는 득점없이 무승부로 종료된 상태, 주어진 시간은 다 지나고 주심이 경기 종료를 알리려는 찰나... 간신히 얻어낸 마지막 프리킥 찬스. 거리는 약 25m, 정중앙에서 약간 왼쪽.

'이 위치라면...???'
그리고 그대로 그리스 골문을 가르는 환상적인 골. 잉글랜드가 2002 월드컵에 직행하는 순간이었다.

그러나 맑은 날이 있으면 흐린 날도 있는 법. 국가대표는 승승장구였지만 소속팀은 10년만에 한 개의 우승컵도 차지하지 못하고 팀은 리그 3위로 추락하고 만다.
그리고 2002년 3월 데포르티보와의 경기... 나는 점심 시간에서야 그의 발목이 부러진 걸 알았다. 월드컵에서 그를 볼 수 없을 거란 생각때문에 거의 정신적 공황 상태에 빠져들었고 그 이후 하루종일 우울모드로 돌입했던 기억이 난다. (한 친구는 내 발목이 부러진 줄 알았다는...) 비록 기적적으로 월드컵에 맞춰 돌아오긴 했지만...

이번 시즌...
간신히 우승컵은 찾아왔지만 상처뿐인 영광이랄까. 축구화로 얻어맞질 않나, 레알 경기에선 선발에서조차 제외되고 교체로 간신히 투입되질 않나... (그나마 그 경기에서 가장 돋보인 맨유 선수가 그였다는 게 아이러니지...)
그리고, 결국 이렇게 레알 마드리드로 가버리는군.

부디 스페인에서도 성공하길 바란다. 실력 없고 과대포장된 선수란 일부의 혹평도 보란 듯이 떨쳐내고. 내가 레알을 응원하는 일은 없겠지만, 내가 안하더라도 수많은 팬들이 레알로 옮겨갈텐데 뭐...

그동안 안겨 주었던 멋진 추억에 감사하며. Thank you, David Beckham. Hasta la vista.



(LA 갤럭시로의 이적을 발표한 직후...2007.1)

그의 미래에 대한 수많은 루머와 예측이 난무했지만 그 중에서 가장 이루어지지 않길 바랐던 것이다. 베컴 자신은 '돈 때문에 가는 것이 아니다, 미국 축구를 한 단계 끌어올리고 싶다'고 한다는데 사생활 측면에서 보자면야 베컴이나 빅토리아, 그리고 애들한테도 손해 볼 건 없겠지만 축구선수로서는...

베컴은 레알 마드리드에 오지 말았어야 하는 것이 아닐까 라고 생각해보지만 다른 잉글랜드 팀으로 이적한다는 것도 말이 안 되고 갈 길은 오직 해외뿐인데 당시 받아줄만한 팀은 스타선수 수입에 열을 올렸던 레알 마드리드나 바르샤 정도밖에 없었고... (인터밀란도 열심이었지만 스트라이커 수집에 열을 올렸을 때니까)

알 스트라이커중에서 '위치 선정이 뛰어나다' 라고 말할 수 있는 선수는 라울... 정도일까. (이번 시즌에 들어온 루드는 빼고... 사실 루드가 있는데 베컴을 쓰지 않는 것도 의문이긴 하다) 그나마 라울도 최근 2-3년 좀 부진했으니 베컴이 아무리 양질의 크로스를 올려준다고 해도 이를 받아먹어줄 선수가 별로 없었겠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라울이 받아먹기만 하는 선수라는 건 아니지만 그나마 받아먹어 줄만한 선수를 꼽자면 라울밖엔 없었지 않았나 하는 생각.

강력한 DM이 있었다면 베컴이 수비에 대한 큰 부담없이 자신의 장기를 맘껏 보여줄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해보고. DM이 없으니까 베컴을 중앙으로 쓰면서도 공격보다는 오히려 수비에 신경을 많이 쓰게 되는 사태가 벌어지지 않았던가?... 뭐... 주저리주저리 얘기해봐야 별것도 아닌 팬의 어줍잖은 가정일 뿐이고 다 지나간 일이다.

어쨌든 다시 결론으로 돌아오자면, 
이제 베컴의 축구선수로서의 영광은 끝났다! 라고 말하고 싶은 거다. 이점에 있어서 '사실상 반쯤 은퇴하는 것과 같지 않느냐'는 개리 리네커의 발언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남은 기간동안 레알에서 경기에 나서는 건 아주 드문 일일테고 MLS로 가면 이제 다시 지금 수준의 유럽 리그로, 그리고 국대로 복귀할 수도 없을테니. 유럽축구에 열을 올리던 시기에 최고의 스타였던 선수가 이렇게 쓸쓸하게 내려가는 걸 보니 그냥 좀 가슴이 아프다. 나에게 있어서 최고의 스타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축구에 대한 열정과 사랑을 뜨겁게 달궈주었던 선수였는데.  

posted by Angel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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