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 마취과 5

Q

#1 마취과에서 내는 방송은 네 가지가 있다. R,Q,H,A. R은 뭐더라?...recovery 인가?...아무튼 환자 깨워달라는 뜻이고 Q는 'Question', H는 'Help', A는 'Arrest' 를 의미한다. R은 인턴들이나 내는 방송이고 (전공의들은 다들 자기가 깨우니까) Q와 H가 좀 애매한데 아직까지 H나 A는 들어본 적이 없고, 말이 QUESTION이지 보통 무슨 문제가 있다는 뜻이다. 그럼 교수님 이하 나와있는 모든 전공의들이 빛의 속도로 달려오게 되고. 사실 Q도 보통은 인턴들이 많이 내는데 지난 번에는 전공의 선생님이 들어간 방에서 Q가 떴었다. 수술 도중 애기가 urticaria 생기면서 아마 arrest 직전까지 갔던 모양이다. 전공의 방에서 Q가 뜨는 건 진짜 대박이란 말이 ..

For The Record 2008.06.27

허당 선생

착하고 성실한데 뭔가 부족해- 5월, 수술이 끝난 후 보라매 비뇨기과 치프선생님이 웃으며 하신 말씀. 어제, 또 이 말을 떠올려 버렸다. 어제 들어간 수술방은 정형외과방. MIBP (평균혈압) 를 60-65 사이로 맞춰줄 것을 요구하였고, 처음 시작때까진 잘 조절이 되었다. 그러던 것이 본격적으로 째고 깨기 시작하면서 80대로 치고 올라가기 시작- 일단 걸고 있던 수액 최소로 잠그고 혹시 통증에 반응하나 싶어서 sevo도 올려보고도 하였으나 역부족. 눈에 띄는 labetalol은 적정용량을 모르니 함부로 사용할 수도 없고... 결국 밥 먹으러 간 사이에 교수님이 labetalol과 fentanyl로 제압하셨다. 혈압을 낮춰놓으니 이제는 떨어지는 게 문제- 3-way가 여러 개 달려있고 거기에 있는대로 수..

For The Record 2008.06.17

짧은 수술이 좋아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할 지 모르겠지만, 나는 같은 시간을 수술방에서 보내더라도 turnover가 빠른 게 좋다. (turnover가 빠르다는 건 짧은 수술이 여러 개 잡혀있다는 말이 되겠다) 긴 수술에 들어가 있으면 편히 쉬면서 가끔씩 졸리면 잠도 자고, 심심할 때 몰래몰래 딴 짓도 할 수 있지만 기본적으로 모니터링만(?) 한다는 건 지루한 일인데다가 별로 일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한 시간 짜리 수술 들어가면 정말로 순식간에 끝나기 때문에 수술 시작하자마자 얼른 마취기록 정리하고 잠깐 숨돌리면 곧 수술 끝날 때 되어 마무리 준비 들어가야 하고 끝나면 곧바로 다음 환자 맞을 준비해야 해서 나같이 빠릿빠릿하지 못하고 굼뜬 사람은 좀 불리(?) 할 지 모르지만 그래도 나름 바쁘기 때문에 내가 ..

For The Record 2008.06.09

소아 마취과에 어서오세요!

3개월간의 보라매 하드 트레이닝을 마치고 본원으로 파견 나왔다. 그동안 고생했으니 좀 쉬라는 뜻인지 6월의 턴은 바로 소아 마취과! 아무리 늦어도 6시 전에 퇴근한다는 바로 그 소마! 원래 세 명이 도는데 이번 달엔 한 명 더 추가되어 네 명이 도는, 그래서 당직을 7일만 선다는 바로 그 소마! 남는 게 시간인 만큼 잘 써야 할 텐데... 그래서 일단은 애니메이션도 좀 보고 (이미 목록은 만들어 놓았어) 소개팅도 좀 하고 (이 기회를 살릴 수 있다면 더 좋겠지만) 만들지 않은 건프라도 좀 만들고 (포스 임펄스 사고 싶다) 책도 좀 읽어보고 (만화책은 아니겠지) 앗, 이러는 사이 벌써 3일이나 지나갔잖아! ㅠ.ㅠ

For The Record 2008.06.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