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K.

공의 경계 제6장 - 망각녹음

Angelus 2009. 8. 12. 14:06

결론부터 말하지면, 지금까지의 공의 경계 시리즈중

WORST!


사건의 전말도 원작과 다를 뿐더러 중요한 이야기들은 다 잘라먹었다.


다치바나 가오리의 죽음을 개인적인 문제로 만들어버리는 바람에

그녀의 죽음이 가진 의미도 퇴색되어버렸고  

(더군다나 마지막 아자카의 말에 따르면 다치바나 가오리는 죽은 게 아니고 혼수상태였다는?)

오우지 미사야가 1학년 D반을 증오하고 그들의 기억을 뺏어야할 이유도 약해져버렸다.


구로기리 사츠키와 오우지 미사야의 관계에 대한 설명도 없고 (그 관계의 진실 여부를 떠나서)

'친오빠'를 사랑하는 두 사람이 지닌 고민과 갈등도 없다.

잃어버린 3년전의 기억 때문에 고민하는 시키의 모습도 없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인물, 구로기리 사츠키.

'망각녹음' 이라는 제목대로 세상에 기록되어 있는 '기억'을 수집하는 장본인인데도 불구하고

애니메이션에서는 그에 대한 이야기는 단순히 '고도 워드'라는 호칭을 제외하고는 아무 것도 없다.

특히 그가 가진 허무함과 비극에 대해서는 전혀 다루지 않아

소설을 읽지 않은 사람이라면 - 소설도 안 읽고 애니메이션만 본 사람이 얼마나 있겠냐만 -

그를 전혀 이해할 수가 없을 것이다.

이 모든 것의 중심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구로기리 사츠키는

소설 속 표현대로 '있으나 없으나 상관없는 존재' 가 되어 버린 셈이다.

소설 속 세상에서 구로기리 사츠키의 존재와는 다른,

애니메이션에 등장할 필요가 없는, 굳이 구로기리 사츠키가 아니더라도 아무런 지장이 없을 그런 존재.



대부분의 이야기는 그렇게 쏙 빼놓고

원작에서는 그렇게 길지도 않은 아자카와 오우지 미사야의 전투씬은

없는 내용까지 넣어가며 화려하게 포장해야 했나.

이미 제작사는 공의 경계를 SF 액션물로 생각하고 있었는데 나만 그걸 모르고 있었던 걸까...



이제 공의 경계도 어느덧 마지막 장, 살인고찰 (후) 만을 남겨두고 있다.

망각녹음이야 어떻게 보면 시리즈 중에서도 '외전같은 성격이니까' 라고 넘어가 줄 수도 있지만

7장은 사실상 결말이기 때문에... 제발 망치지 말아줬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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