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r The Record 130

ER 다시 보기 중.

요즘 다시 ER을 보고 있다. 지금봐도 정말 재밌다. 진정 훌륭한 작품이다. 학생때와는 또 달리 참 많은 것을 느끼고 있는데... 왜 학생때 좀더 열심히 하지 않았나... 하고 후회하게 된다. 뭐든지 책임이 생기기 전에 해봤어야 하는데... 이제는 누가 뒤에서 봐주지도 않는데... 그저 조금이라도 빨리 실습시간이 끝나기만을 바랐을 뿐... 생각해보면, 내가 지금 제대로 한다고 말 할 수 있는 것이 기본 잡말고 뭐가 있는지...

For The Record 2010.09.11

병실(病室)이란

한 인간이 자신에 대해서나 타인에 대해서나 얼마나 외로운 존재인가를 확인하는 곳이고, 그건 자신의 모습이 가감없이 드러나는 장소이다. 지금까지 손에 쥐고 있다고 생각했던 애정과, 쌓아왔다고 확신했던 인간관계가 그저 거짓과 무관심과 착각과 기대에 의해 만들어진 환상에 지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두 눈으로 목격하고 절망에 빠지는 일이 종종 있다. - 미야베 미유키, 모방범 中 - 병실을 인터넷으로 바꿔도 딱 들어맞는구나.

For The Record 2010.09.04

확대해석

난 그런 거 잘한다. 사소한 것에서 (억지로) 의미 찾아내기. - 박성봉 교수님의 '대중예술의 이해' 란 수업을 들은 이후 생긴 스킬이다 - 내가 그래서 알랭 드 보통을 좀 좋아한다. 알랭 드 보통의 글도 가만 보면 좀 비슷...하거든. 별 것 아닌 것 같은데 거기서 참 의미를 잘 찾아내니까. - 다만 알랭 드 보통은 삶에 영감을 주는 무언가를 찾아내고, 나는 전혀 그렇지 못하다는 것이 다르지. 그리고 그게 세계적인 작가와 한낱 ... 의 결정적인 차이이다 -

For The Record 2010.08.24

격한 수준 차이

이러니저러니 해도! 결국은 수준이 너무 차이났던 탓이다. 굳이 비유를 하자면, 케이리그에서도 고만고만한 선수가 프리미어리그로 티셔츠 팔러 임대 갔다가 실력이 너~무 부족해 프리시즌도 마치지 못하고 리그 개막전에 방출된 격이다. 이를테면 두웨이와 비슷했던 셈이지. 두웨이가 누구냐고? 두 웨이(Du Wei) 1982년생, 중국 국가대표 축구선수. 2005/06 시즌 스코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셀틱 - 현재 기성용과 차두리가 있는 팀이다 - 과 4년 계약을 맺고 이적하였다. 데뷔전인 스코틀랜드 컵 3라운드, 당시 3부리그 최하위 클라이드와의 경기에서 45분간 출전하여 결정적인 실수로 2골을 헌납하는 혁혁한 공로를 세운 끝에, 그 이후 1군에서 한 경기도 뛰지 못하고 결국 이적 15일만에 방출된, 세계 축구사의 ..

For The Record 2010.08.09

'부익부 빈익빈' 또는 '대빈민' 게임을 아는가?

앞 사람이 낸 카드보다 같거나 높은 카드를 내면서 빨리 자신이 받은 카드를 모두 버리는 사람이 이기는 게임이다. 다음 판 시작 전 일종의 벌칙으로 1등의 가장 낮은 카드와 꼴등의 가장 높은 카드를 서로 바꾼다. (참가자 수에 따라 바꾸게 되는 카드의 수도 달라질 수 있고, 1등과 꼴등 뿐만 아니라 2등과 꼴지에서 2등도 바꾸기도 한다). 초반에는 운과 전략...에 따라 순위가 결정되지만, 게임이 진행될수록 순위가 고착화되는 경향이 크다. 그래서 부익부 빈익빈/대빈민 이란 이름이 붙은 것이기도 하고. 이 게임의 재미는, 고착화되어가는 순위가 뒤집히는데에 있다. 특히나 위에 있던 사람이 급추락하는데에. 또 하나의 재미는 1등이 주는 카드가 받는 카드보다도 좋은 경우가 심심치 않게 나온다는 것.

For The Record 2010.07.21

방정리하던 중 나온 CPX 성적표...

코멘트를 읽어보니 친절했다..는 내용이 대부분. 점수를 보니 평균 이하... 인 항목이 대부분. 등수를 보니 당연히 낮다. 그 땐 그냥 통과만 하면 된다는 생각이 커서 별로 신경쓰지 않았는데... 친절함으로는 커버할 수 없는, 실력의 격차는 크다. 친절한 건 친절한 거고, 부족한 건 부족한 거고. 이리저리 부대끼면서 친절하게 대하는 것마저 쉽지 않아질텐데... 친절한 의사도 좋지만 결국은 실력있는 의사가 되어야 하는 것 아닌가... 의대 면접볼 때 '착하고 친절한 사람과 머리 좋은 사람 중에 어떤 사람이 의사를 해야 하냐' 이런 뉘앙스의 질문을 받고 어정쩡하게 물론 둘 다 필요하다! 는 식으로 대답해서 망신 아닌 망신을 당한 적이 있었는데, 지금이라면 망설임없이 실력있는 의사를 택하겠다... 요즘들어 이..

For The Record 2010.05.06

인턴 임용장

책장 정리를 하던 중 '임용장' 이란 게 나왔다. 인턴에 임함. 진료부문 근무에 명함. 인턴 오리엔테이션 조별 모임할 때 지도 교수도 아닌, 그렇다고 담당 교수라고 하기도 애매한 젊은 교수님께서 한 명씩 호명해서 '수여식' 을 하던 생각이 나서 쓴웃음이 나왔다. 무슨 대단한 감투라고 그런 쇼를 하고 또 우리는 좋다고 박수를 쳤는지... 그래봐야 병원내 최하 클래스의 서번트일 뿐인데...

For The Record 2010.05.05

430만엔

' 로또 6로 3억 2천만엔에 당첨된 남자 ' 란 드라마를 재밌게 보고 있는데 - 신작은 아니다. 내가 한창 병원에서 구르고 있던 2008년에 나온 데다 그다지 인기를 끌지 못해 미쳐 찾아보지 못했다는. - 일본 직장인의 평균 연수입이 430만엔 이라고 한다. 430만엔이면 x10 ~x15 해도 우리나라 돈으로 4000~6000 사이. 일본 물가를 감안하면 빠듯하려나... 싶긴 하다. 그런데 저 정도의 연봉이라면 우리나라에서는 어느 정도나 되는 걸까?... 아직 사회경험도 짧고, 비교적 폐쇄적인 잡단에서만 있다보니 감이 잘 오지 않는다. 다만, 내가 2년간 받은 '연봉'이... 한숨만 나올 수준이라는 건 안다. 그리고 향후 몇 년간은 계속 그럴 거라는 사실이 더욱 우울하게 만든다! p.s. 우연찮게 일본..

For The Record 2010.0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