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r The Record

암표의 추억

Angelus 2009. 10. 24. 13:24

문학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3차전.
7장의 표를 구하라!는 특명을 받고(?) 점심 먹고 출발, 12시 반 정도에 도착했다.

- 인천대교가 뚫리니 확실히 영종도에서 인천 시내 나가는 건 좋네.
  나중에 사진 찍어야겠다. 

1루쪽 매표소 현장판매 창구 중 한 곳에 줄을 섰다.
현장판매는 3시부터.
앞에는 한 30-40명 정도나 될까?

그 모든 사람들이 네 장씩 다 사지는 않을테고...
보니까 매표소가 세 군데인데 1루쪽에 창구가 다섯 개니까 대충 15줄 정도인가...
현장판매분이 몇 장이나 될 지는 모르겠지만 10% 정도라고 치면 2천장 내외...
모두 네 장씩 산다고 하면 간당간당하겠군...


두 시 좀 넘어서부터 앞쪽이 북적북적하더니 조금씩 사람이 늘어나는 듯한 느낌이...
같이 간 직장동료(?) 'G'가 쭉 돌아보고 이리 기웃 저리 기웃 하더니
저 사람들 다 암표장사라고.

쫌 있다가는 웬 청년을 붙잡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더니 두 장을 사왔단다.
인터넷 예매를 넉 장 해왔는데 그 중에 두 장을 암표상한테 팔길래
그 사람들 암표상이라고,
자기는 신분증 보여주면서 야구 보러 온 사람이니 자기한테 팔라고
그래서 5천원 얹어주고 3만 5천원에 두 장 사왔다고.
하긴, 여기까지 와서 이 고생했는데 경기도 못 보고 돌아가면 억울하지...


시간이 갈수록 앞에 선 사람들이 늘어나더니 얼핏 세어보아도 오육십명 정도는 되어 보인다.
뒤에 선 사람들이 현장판매분이 4천장 정도라고 들었다길래 가능하겠거니 했는데 슬슬 불안해지네...


드디어 세 시! 표를 사자!...
그런데 5분 10분이 지나도 줄이 안 줄어든다.
뭐야 이거~ 표를 파는 거야 마는거야~
한 2-3m 움직였나 싶더니...
 
매진! 이란다. 말이 돼?
사람들 다들 난리나고 욕하고...

G말에 따르면 암표상들이 앞쪽에 잔뜩 무리를 지어 줄서있고
표사고 다시 자기네들 사이에 끼어들어 네 장씩 계속 사들였단다.
그거 보고 자기 포함해서 포스있게 생긴 사람들이 막 욕하고 못 끼어들게 해서
한 스무 명 정도 샀지만 앞에서 워낙 많이 긁어가서 순식간에 매진이라는 거다.

듣자하니 암표 가격은 최소 4-5만원 정도.
만 오천원짜리 표를 최소 4-5만원에 파니까 열 장만 팔아도 2-30만원은 버는 셈이다.
나도 예전에 비슷한 일 한 번 해본 적이 있어서 꽤 짭짤하다는 거 안다.
과격하긴 해도 모두 인터넷 예매로 바꿔야 한다는 주장이 이래서 설득력을 얻는 이유인것 같다.


...


그래서 다른 사람들 표는 결국 못 사고,
나는 아까 구한 표로 들어가서 재밌게 봤다.
너무 추워서 결국 감기에 걸리긴 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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