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값진 은메달

역전우승도 살짝 기대해봤지만, 그런 기대 자체가 너무 많은 부담을 지워주는 것 같은 생각이 들어서... 쇼트 프로그램을 딛고 최종 2위까지 올라간 것만으로도 잘했고, 훌륭했다. 일생의 목표를 이루고 채 한 달 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자 이제 모든 걸 잊고 새로운 목표를 향해 매진하라' 고 요구하는 것은... 단지 제3자 입장에서 쉽게 할 수 있는 말일 뿐이다. 동시에 해당 선수에게는 지금까지 짊어지고 온 짐만큼을 또 얹어주는 것 아닐까. 본인도 그렇게 말했다잖나. 올림픽때보다 더 후련했다고. 그동안 수고했으니 이제 좀 쉬고, 재충전하는 사이에 치열하게 고민해서 버전 업된 연아로 다시 돌아오길. p.s. 미라이 나가수가 프리에서 무너지는 게 개인적으로 참 흐뭇했다. 멘탈에 문제가 있다는 건 이런 걸 두고..

Sports 2010.03.28

베컴 부상, 산산히 부서진 월드컵의 꿈

2002년 3월. 그러고 보니 8년전 이맘때였다. 데포르티보와의 챔피언스리그 경기에서 태클을 받았고 중족골 골절상을 입었다. 그 날 새벽 경기를 보지 못한 난 점심 때가 되어서야 그 사실을 알았고 - 당시만 해도 그냥 발목이 부러진 줄 알았다 - 월드컵에서 그를 보지 못할 거란 생각 때문에 공황 상태에서 남은 하루를 보냈다. 덕분에 친구 중 한 명은 내 발이 부러진 줄 알았다지. ...... 기적적으로 월드컵에 맞추어 돌아오긴 했지만 우리가 기대하던 모습은 아니었다. 골키퍼의 태클이 부상의 직접적인 원인이 되었는지는 잘 모르겠다. 충돌 당시의 사진을 보면 왼발이 약간 많이 꺾인 듯하기도 하고. 저러다 부러지는 거 아닌가 싶을 정도로 디딤발인 왼발이 많이 꺾이는 평소의 킥 모션을 생각해보면 그동안 알게 모..

Sports/Fever Pitch 2010.03.17

김연아, World Best

아사다 마오가 안정적인 연기를 펼치면서 의외의(?) 고득점을 얻는 바람에 연아양 경기보면서 얼마나 떨었던지... palpitation이 장난 아니었다. 후~ 경기보다가 심장마비 오는게 이제야 이해가 간다. 연기 끝난 뒤에도 혹시나 해서 초긴장 상태였다가 '78.50' 이란 스코어를 확인하고 '이겼다!' 그제서야 맘이 편안해졌다. 프리에서도 최고의 모습으로 꼭!꼭! 금메달 따길! 연아양도 귀엽지만 그 옆에서 같이 기도하는 브라이언 오서 코치님 표정이 너~무 귀엽게 나와서...ㅋㅋ 밑에 사진은 연아 여신님에게 경배하는 오서 신도?! ^^

Sports 2010.02.24

이승훈, 정상에 오르다

금메달은 하늘이 점지해준다는 (특정 종교와 관계 없음!) 말처럼 어처구니 없는 실수로 세계 최강자 크라머가 실격하는 행운까지 겹치면서 명실공히 세계 최강자 반열에 올라선 자랑스런 이승훈 선수! 경기 끝난 뒤 크라머의 '분노의 선글래스' 장면은 웃기면서도 안타까웠다.^^ 플라워 세레머니에서 이반 스콥레프와 밥 드 용이 이승훈을 번쩍 들어올렸던 저 장면은 단지 두 선배 스케이터 뿐만 아니라 그 경기를 지켜본 모든 사람들이 그에게 보내는 진심어린 축하와 찬사가 가득 담긴, 밴쿠버 올림픽의 명장면 중 하나가 하닐까 싶다.

Sports 2010.02.24

맨유의 반등과 아스날의 추락, 쐐기를 박은 박지성의 시즌 첫 골

2010.2.1. Emirates Stadium Manchester United 3-1 Arsenal 드디어 시즌 첫 골.늦었지만 어쨌든 터졌다. 요즘 출장이 뜸한데다 나오는 경기에서도 이렇다할 모습을 못 보여줘서 안타까움 반, 실망 반이었는데 잠 안자고 버틴 보람이 있었다. 훌륭한 퍼스트 터치와 유럽 선수들에게도 꿀리지 않는 주력, 그리고 당연히 박지성이라면 패스를 할 거라 믿은 아스날 수비수 - 아마도 베르마엘렌? - 의 판단 미스가 합작해낸 멋진 골이었던 것 같다. PSV 때의 골 장면이나 국가대표로 뛰면서 돌파하는 장면을 보면서 왜 맨유에서는 그런 장면이 안 나올까 하는 생각을 자주 하곤 했는데, 매 경기 선발출전은 어렵겠지만 - 갑자기 나니의 포텐이 터져버리는 바람에 - 좋은 모습 자주자주 보여..

Sports/Fever Pitch 2010.02.04

마리아님이 보고 계셔 4기

정말 오랜만에 애니메이션 몰아보기. 힘들었다. 손발이 오그라드는 건 앞선 기들보다 더한데도 잘 참고 끝까지 봤다. 정말, 리리안 여학교는 백합이 만개하여 절정을 이룬 동산이다. 오죽하면 학생회도 제작스탭도 산백합회겠냐만... 3기까지의 내용을 통해 유미의 '스르' 후보는 토오코와 카나코로 압축된 상황에서 초반에 카나코의 개인적인 문제가 해결되면서 스르 후보에서 자진하차, 자연스럽게 토오코가 스르가 될 것으로 보였으나... 토오코의 개인적인 문제로 갈등이 생기고 점점 커지면서 파국으로 가는 듯 하다가... 결국 모든 것이 본인의 오해라는 것을 깨달은 토오코가 마음의 벽을 깨고 유미의 품에 안긴다... 뭐 이런 스토리. 그런데 생각해보니까 꼭 '유미 = 마리아' 인 듯하다. '스르 (soeur)' 의 뜻을 ..

O.T.K. 2010.01.10

'왕의 귀환'을 노리는 두 사람

주제 무링요, 그리고 데이빗 베컴. 팀의 아이콘이었으나 상급자(?)와의 마찰로 팀을 떠났다는 것이 공통점이라면, 한 팀은 그가 떠난 뒤 포스가 약해졌지만 다른 한 팀은 (결코 그가 떠나서는 아니었지만) 그 이후 또다른 전성기를 보냈다는 것이 차이점일 터. 1. 인테르 대 첼시 'Special One' 무링요가 3년만에 스탬포드 브리지에 서는 날, 아마도 존경이 담긴 열렬한 박수와 환호가 나오지 않을까? 언제나처럼 당당하게 그라운드로 들어서는, 그러면서 팬들의 환호를 한껏 즐기는 무링요와 어색한 미소를 짓는, 그러나 착잡함을 감출 수 없는 아브라모비치의 모습이 보고 싶다. 그리고 덤으로 인테르의 승리도. 2. 밀란 대 맨유 맨유, 아니 잉글랜드의 아이콘이었던 그가 7년만에 올드 트래포드에 돌아온다. 퍼거슨..

Sports/Fever Pitch 2009.12.19

아이리스, 결국 배드 엔딩.

엔딩은 비운의 - 라고 쓰고 망한 이라고 읽는다 - 영화 '이중간첩'이 생각난다. 둘이 NSS를 떠났다고 하는 데서부터 자꾸 그 영화가 떠오르더니만... 길에서 총맞아 죽어가는 한석규와 집에서 임신한 몸으로 행복해하는 고소영, 차안에서 피를 흘리며 죽어가는 김현준과 등대에서 노래를 들으며 프로포즈를 기다리는 최승희. 비슷하지 않나?... 근데 김현준은 누가 죽였을까? '아이리스'라면 왜 최승희는 가만 나뒀을까? 정황상으로는 최승희가 마지막에 아이리스에 등을 돌리고 김현준을 선택한 듯한 분위기였는데, 그렇다면 최승희도 배신자로 '처단' 해야 하는 것 아닌가? 최승희는 역시 아이리스의 고위 관계자 - 이를테면 미스터 블랙? - 와 어떤 이유에서든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살려둔 걸까?... 어쩌면 정부의 비밀조..

O.T.K. 2009.12.18

쿠라키 마이 콘서트: BEST in KOREA part 2

순서는 얼마든지 틀릴 수 있습니다. 생각나는 게 있으면 언제든 첨가 및 수정 들어갑니다. Baby I like 아주 좋아하는 곡은 아니었는데 끈적끈적한 게 유혹당하는 느낌이... 오프닝으로 딱 좋았다. 風のららら 기대했던 노래 중 하나였는데, 생각보다 일찍, 그냥 물 흐르듯이 앞선 곡에 이어져서 나오는 바람에 조금 아쉬웠음. 明日へ架ける橋 이 곡도 기대 많이 했는데 아쉬웠음. 마이짱이 직접 부르지는 않고 막간에 코러스서시는 두 분이 부르고 (일부) 팬들이 따라불렀던... 會いたくて... 두 번째 발라드 세션의 하이라이트가 아니었을까 싶다. 노래 참 잘하는구나 라고 생각하게 만든 곡. 무엇보다도 애절함이 뚝뚝 묻어나오는 감정이입이 최고였다. 그렇게나 우리를 만나고 싶었어요 마이짱? ^^;; Love, Da..

O.T.K./MusiK 2009.11.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