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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gelus군은 항상 나른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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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2. 5. 16:07 O.T.K./허니와 클로버


Spitz (スピッツ) - ハチミツ


#1. 
내가 아직 어렸을 때, 어딜 가던 함께였던 그 녹색 자전거를 타며 어느날 문득 생각했다.
한 번도 뒤를 돌아보지 않고 나는 어디까지 달릴 수 있을까 하고.
그 때 내가 시험해보고 싶었던 것은 대체 뭐였을까?

 

#2.
그렇구나, 이게.

사람이 사랑에 빠지는 순간을 처음으로 보고 말았어.

곤란하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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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2. 4. 15:12 For The Record
미비 및 미작성기록을 퇴사하기 전 정리하고 있는데,

미비기록의 대다수는
  • 입원초진 과거병력 기록 없음
  • 입원경과 시술 후 상태 항목 미기록 (입원경과 소견란에 다 기록되어 있으나 정해진 칸에 안 들어가 있다는 이유로)
  • 퇴원당일 입원경과 미작성 (대부분 환자들이 전날 퇴원이 결정되고 당일 오전에 퇴원하는데 입원경과가 필요한 이유를 모르겠음. 환자 상태가 변하면 어차피 퇴원 취소되거나 입원경과를 남기거나, 퇴원 기록을 변경하거나 할텐데...)
  • 퇴원 후 진단명 변경 (병리결과는 퇴원 후 외래에서 확인할 수나 있는데 나중 결과를 가지고 미비를 잡는 이유를 모르겠음)

서명 누락 기록의 대다수는
  • 제대하고 5월에 병원 들어왔을 때 - 한참 어리버리할 때 - EMR 사용 미숙으로 편집 기능을 안 사용하고 써 놓은 기록을 다시 쓰면서 생긴 서명 누락. 보고 있으면 몇 시간 단위로 새로운 증상과 검사결과들이 추가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음... 

예전 기록들을 다시 읽어보고 있으니 한심함 + 지겨움 90에 재미 10 정도 줄 수 있겠다.

분당은 기록을 작성하면 빨리빨리 반영이 되어 지겨운 가운데 목록을 쭉쭉 줄여나가는 소소한 재미라도 찾을 수 있는데 본원은 반영이 느려서 내가 어디까지 했는지 알기가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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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2. 2. 10:43 Sports/Fever Pitch

모두의 예상대로, 과르디올라가 다음 시즌 맨체스터 시티의 새 감독으로 임명되었다.

바르셀로나에서 4년, 바이에른 뮌헨에서의 3년 (바이언에서의 3년은 현재 진행형) 동안의 기록은 그야말로 현실세계에서의 FM 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이다.


리그 성적 239경기 187승 33무 19패 (승률 78%)

컵대회 및 챔피언스리그 포함 모든 대회 성적 384경기 284승 62무 38패 (승률 74%)

리그 우승 5회, 챔피언스리그 우승 2회


펩의 이동은 두 가지 상반된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을 것 같은데, 


펩을 싫어하는 쪽의 관점에서라면 펩이 전술적으로 뛰어난 역량을 지니고 있다는 건 인정하지만 -물론 이 조차 선수 덕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이쯤되면 좋은 선수단에 돈까지 많은 곳을 찾아 이동하는 것은 아닌가 고개를 갸웃거릴 것이다. 물론 현재 맨시티의 선수층이 바르사나 바이언만큼 훌륭하다고는 볼 수 없지만... 맨시티라면 돈이 있잖은가. (만수르의 돈맛을 보고 싶다...아... )


반대로 펩을 옹호하는 쪽이라면, 맨시티의 경우 앞선 두 팀보다 스쿼드도 하나하나 따져봤을 때 나은 구석이 없을 뿐더러, 무엇보다도 팀의 역사가 일천하다 - 여기서 말하는 역사는 오래된 것과는 다른 뜻이다- 는 점을 들어 그가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내고자 맨시티로 간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다. (지금까지의 맨시티 감독들의 경력을 생각해보았을 때 펩의 화려함에 비할 만한 사람은 없었으므로) 굳이 첨언하자면, 탑 클래스의 감독이 모든 걸 다 버리고(?) 하위 리그의 팀으로 가서 맡은 팀을 승격시키고 리그 우승은 물론 챔피언스리그 우승까지 일구는 FM 스러운 짓을 현실적으로 할 리가 없잖나...


개인적으로는 아구에로, 데 브라이너, 다비드 실바, 스털링, 콜라로프, 오타멘디, 조 하트... 정도를 제외하면 home-grown이 아닌 다른 주전급들은 펩이 부임하면 물갈이 될 가능성도 꽤 있다고 생각하기에... (특히나 야야 투레!는 개인적인 악연도 있는터라) 다음 시즌 맨시티의 변화를 지켜보는 것도 쏠쏠한 재미가 있을 것 같다. (물론 financial fair play라는 복병이 있지만) 


그리고, 만약에, 만에 하나, OT에 그 분이 오신다면, 펩-클롭-벵거-그 분 이렇게 감독계의 4대천왕이 프리미어리그에 모여 왕좌의 게임을 벌이는 것을 볼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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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2. 1. 15:37 For The Record

1차 시험 합격률이 96% 라길래 

2차 합격률도 96%로 맞춰서 최종 합격률 92% 정도 나오려나? 

설마?


... そのまさか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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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1. 30. 15:24 For The Record

집에 왔더니 총동창회신문과 회비납부지로용지, 선한인재장학금 기부신청서가 책상 위에 놓여있다. 이전부터 꾸준히 왔던 건데 그 전엔 별로 거들떠 보질 않았다. 이제 인생의 일막이 끝나고 다음 막이 올라갈 때가 되니 조금 관심을 보인다. 

그런데 내가 평생회비와 장학금을 기부하면, 나는 어디 소속으로 기록되는 건가? 자연과학부 99로 입학해서 01에 생명과학부를 들어갔고, 생명과학부 졸업 뒤엔 의대 본과 04로 적을 옮겼다. 수 년간의 짧은 실험 후에 자연과학부는 이제 없어졌고, 생명과학부로는 진입이었으니 역시 소속과 연도를 표기하기 어렵겠고. 아마도 의학 04로 표시되겠지. 지로용지에도 역시나 의학부로 기록되어 있고 회원번호는 의학과 학번이 기본축이다. 

마이스누 홈페이지는 아이디가 하나다 보니 과거 소속으로의 데이터를 조회할 수는 있지만, 적어도 행정적으로는 자연대에서 보낸 4년은 없는 시간이란 생각이 드니 뭔가 헛헛하다. 

장학금기부신청서를 보니 10년 전쯤 생각했던 것이 떠오른다. 생명과학부와 의대 양쪽에 매학기 장학금을 기부할 수 있는 사람이 되자던 꿈(?). 지금 나는 대출과 마이너스 통장 개설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  

뭔가를 다시 시작해보려 해도 무엇부터 해야 할지, 지금 하는 게 맞는 건지 모르겠다. 그리고 내 한 몸 건사하기조차 버겁다는 생각이 점점 커져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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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1. 29. 16:52 O.T.K.

허니와 클로버 다시 보기 완료.

시간이 흘러 
모든 것이 추억이 되는 날은 반드시 와

하지만
내가 있고, 네가 있고, 모두가 있던
똑같은 것을 찾아 헤멘 그 기적 같은 나날은

언제까지나 달콤한 아픔과 함께
가슴속에 있는 머나먼 곳에서
줄곧 그립게 계속 돌아갈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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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1. 28. 21:44 For The Record

호쿠토세이(북두성), 카시오페이아. 우에노와 삿포로를 연결하는 일본의 침대특급열차 노선이다. 호쿠토세이는 2013년인가에 운행이 종료되었고, 카시오페이아도 올해 3월말을 기점으로 운행이 종료될 예정이라고 한다. 



허니와 클로버를 다시 보고 있는데 하필이면 두 열차가 어제 몰아본 (각각 다른) 편에 등장했다. 10년 전에 처음 볼 때는 찾아볼 생각도 없었고, 지금처럼 위키가 활발하지도 않았을 거고, 여행에 별 관심이 없었기에 그냥 넘어갔는데, 살다보니 이런저런 배경지식들이 쌓이고 다시 예의 사소한 데에서 쓸데없는 의미찾기 병이 도지고 있는 터라... 


공교롭게도 두 열차가 모두 침대차라 제일 먼저 떠오르는 건 침대차에서의 기억이었는데. 침대차에서 밤을 보낸 건 두 번 정도 였던 것 같다. 본4때 약 3주에 걸쳐서 유럽에 갔을 때였는데. 한 번은 일행들끼리만, 한 번은 여행중인 스위스 청년 세 명과 한 칸에.  


나는 기차여행을 많이 하지는 않았지만-그 전에 일단 여행이란 걸 거의 가질 않았지만- 기차를 타는 데에 이상한 로망 같은 게 있다. 기차는 버스보다 객단가는 비싸지만, 일단 지각에 대한 걱정을 크게 하지 않아도 되고, 상대적으로 쾌적하다. 버스에 비해 온전한 내 자리라는 느낌도 크고. (물론 이건 한 번 이용하게 되면 주로 일등석을 이용하는 탓이 클지도 모르겠다) 


이번에 유럽 여행을 다녀왔을 때도 유레일 일등석으로 끊으니 확실히 서비스도 좋고 좌석도 편하고, 바깥경관도 보기 좋더만... 그러고 보니 10년 전 유럽여행때도 일등석 끊고 스위스 여행때 통유리로 되어 있는 골든패스 파노라마 객차타고 철도와 연결된 유람선에선 사람 적은 윗층 갑판에서 사진 찍으며 놀았던 즐거운 기억이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기차여행이 좋은 데에는. 온전히 멍하니 있으면서 경치를 감상하거나 사람들을 관찰하더라도 딱히 아깝지 않은 시간이 될 수 있다는 것. 

도착하려면 17시간.
컴퓨터도 가져오지 않았고, 서류도 사무실에 두고 왔어.
어쩔 수가 없네.
단념하고 멍하니 있자.

대단해.
이렇게 아무 것도 안 하고 시간을 보내는 게 몇 년만일까?

모두 이런 시간을 돈주고 사는 거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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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1. 26. 16:43 For The Record
1차 시험이 꽤 쉬웠던 탓인지 2차 시험은 실제로도 어려웠고, 체감난이도는 그보다 훨씬 높았다. 시험 당일 잠을 잘 못자서 머리가 잘 안 돌아가는 느낌이 있었던 탓도 있고, 화면을 보고 푸는 문제여서 한 문제당 주어지는 1분 남짓한 시간이 지나가면 그 문제에 대해서는 다시 생각할 수 없고, 답을 한 번 잘못 쓰면 수정할 수 없다는 핸디캡 아닌 핸디캡이 주어지긴 했지만, 4년간 수련하고 마지막 두 달간 공부했음에도 불구하고 - 물론 열심히 했다고는 말할 수 없다 - 확실하게 안다고 말할 수 없는 것들이 많았다. 물론 뭐 시험을 통과하는 데에는 큰 문제는 없었(다고 믿고 싶)지만... 

본과 4년, 인턴 1년, 군의관 3년, 레지던트 4년을 합치면 12년이다. 12년 동안 공부해서 도달한 수준이 고작 이 정도 밖에 안 된다고 생각하니 조금은 한심하다. 


내과 의사로서의 삶이 아닌 '소화기내과 의사'로서의 삶을 몇 년간 살게 되면 이렇게 힘들게 쌓아올린 지식 - 아마도 현재의 의학 지식 수준이 내 인생을 통틀어 가장 넓다고 말할 수 있겠지 - 도 어느새 사라져버릴 것이고, 다시 내과 의사로서의 삶(이라고 쓰고 감기과 의사라고 읽는다)을 살게 될 때 쯤엔 그 때 또 필요한 지식들을 습득하기 위해 아둥바둥 하고 있을 것이다. 

이렇게 머리속에 구겨넣은 지식이 제대로 활용할 틈도 없이 신기루처럼 사라지고 말 것이라고 생각하니 허탈하기도 하다. 지금 쌓은 지식은 어차피 몇 개월만 지나면 시대에 뒤떨어진 죽은 지식이 되어버리겠지만, 아무튼. 

평생 공부를 해야 한다는 게 참 싫지만 어찌하리오. 공부가 그나마 제일 쉬운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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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1. 24. 13:38 For The Record

장례식장에서 일하고 있는데 근조기를 배달하러 오신 어르신께서 50기면 몇 년 입학이냐고 물어보셨다. 일단 내가 몇 기인지조차 모르는데다가, 마침 한창 조문객이 몰리는 시간이기도 해서 웃으면서 잘 모르겠다고 넘어갔다. 


조문객들에게 인사하고 조의금 관련 일을 하고 있는데 어르신께서 내분비내과 교수님 성함을 말씀하시네. 


내분비내과에 OO 이라고 있지요?


' OO 교수가 내 주치의요 라고 하려나.'

 

OO이 내 고등학교 제자요. 뫄뫄고 몇 기. 

 

겉모습으로 평가하면 안 된다고 그렇게 되뇌이면서도 어쩔 수 없는 한심함이란. 

궁금해졌다. 그 일을 하고 계신 연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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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1. 22. 00:20 For The Record

아무도 없는 (물론 중간중간 일이 있는 사람들이 한 두 명 들어왔지만) 연차방에서 마치 전세낸 것 마냥 불을 꺼놓고 허니와 클로버 정주행을 시작했다.

허니와 클로버. 12월 중순이 넘어가면서부터 다시 보고 싶어졌던 왕년의 청춘만화. 청춘의 바이블이요 레전드인 애니메이션. 10년 전 감성과 지금의 그것은 조금 다르지만, 그 울림은 여전하더라.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다케모토에 감정이입되는 건 똑같다는...

1주 남짓한 시간, 어떻게 보내더라도 다시 일하기 시작하면 지금 이 시간이 아쉽고 후회스러워 지겠지. 어차피 그럴 것, 내 스타일대로 내가 하고 싶은 거 하고 시간 보내면 되지... 사실 심적 물질적 여유도 없기도 하거니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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