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V 고위험군에 대한 노출 전 예방요법 (Preexposure prophylaxis; PrEP) 으로 현재 국내에서 사용중인 약제는 길리어드의 트루바다(Truvada®; Emtricitabine-Tenofovir disoproxil fumarate; F/TDF) 이다.
엠트리시타빈은 HIV RNA를 DNA로 역전사하는 역전사효소 억제제 (Reverse Transcriptase Inhibitor) 이며 TDF 는 DNA의 복제를 억제한다. TDF 단독약제는 B형 간염 항바이러스제로도 쓰이는 비리어드 (Viread®) 이다. TDF는 참 좋은 약제이지만 최근들어 드물게 TDF 내성 돌연변이들이 발견되었으며 장기간 사용시 신기능의 저하 / 골밀도감소의 risk가 높아진다는 보고가 있어 이를 개선하기 위해 만들어진 약이 TAF (Tenofovir alafenamide; 상품명 베믈리디 (Vemlidy®)) 이다.
트루바다가 좋은 약이기는 하지만 매일 먹어야 하기 때문에 복용기간이 길어지면 길어질 수록 약에 대한 순응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고, 순응도의 저하는 예방효과의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
레나카파비어는 HIV 바이러스의 외피에 해당하는 캡시드 단백질 억제제로 1년에 2회 피하주사를 통해 투약하는 약제이다. 약제 순응도에 있어서는 매일 복용해야 하는 경구약제보다 월등히 좋을 수 밖에. (골다공증에서 일주일마다 복용해야 하는 경구용 비스포스포네이트 제제보다 6개월에 한 번 피하주사로 투약하는 프롤리아가 더 환자들에게 인기가 좋은 것 처럼) 순응도는 월등히 좋을 것 같으니, 연구를 통해 효능을 확인해보자! 이왕 보는 김에 먹는 약에 대한 순응도가 떨어진다는 것도 증명해보자.
본 연구는 남아프리카 공화국과 우간다의 가임기 여성 (16-25세)들을 대상으로 하였고, 레나카파비어군: F/TAF군: F/TDF군에 각각 2:2:1의 비율로 무작위 배정하였다. 레나카파비어군 참여자는 경구용 항바이러스제 위약을 복용하였고, 경구 약제 복용군 참여자는 26주마다 레나카파비어 위약 주사를 맞았다. 21-23년간 약 8천명의 동연령대 여성들에 대한 스크리닝을 통해 확인한 기저 발생률 (2.41/100명-년)과 연구기간동안 각 투약군에서의 HIV 발생률을 비교함으로써 레나카파비어 및 F/TAF의 효능에 대해 알아보고자 하였다.
연구참여자 5338명 중 HIV에 감염된 환자는 55명이었다. 이중 트루바다 복용군 1068명에서는 16명이, (1.69/100명-년), F/TAF 복용군 2136명에서는 39명 (2.02/100명-년)이 확진되었다. 그리고, 레나카파비어를 투약한 2134명의 참여자에게서는 단 한 명의 HIV 감염도 발생하지 않았다. 순응도 측면에서는 시간이 지날수록 일주일에 2알 이하를 겨우 먹는 참여군의 비율이 크게 늘어나면서 절대다수를 차지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결론적으로, 연 2회 레나카파비어 투여는 HIV 감염을 유의하게 막을 수 있었으며, 기존 PrEP 약제인 트루바다보다도 발병률을 낮출 수 있었다.
좋다. 한 명도 걸리지 않았다니. 분명히 훌륭한 결과이다. 희망이 보인다. 그런데 언제까지 맞아야할까? 아마도 평생 투약해야겠지. 그리고 과연 가격은 어느 정도로 책정될까? HIV가 가장 문제가 되는 곳은 결국 아프리카인데, 평생 맞을 수 있는 여건이 될까? 현재 레나카파비어는 첫 해 약값만 42,250달러라고 한다. 이런 정도의 비용이면 웬만한 선진국 국민들도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을 것인데 하물며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에서?... 이제부터는, 더 이상 과학의 영역이 아니게 된다.
'Bio' 카테고리의 다른 글
위고비, 드디어 시작. (1) | 2024.10.21 |
---|---|
De-escalation from Insulin therapy to Insulin/GLP-1 combo drug (1) | 2024.10.03 |
Dupilumab for COPD with Type 2 inflammation (0) | 2024.07.08 |
New therapies for Hereditary Angioedema (0) | 2024.07.04 |
Dupilumab for Eosinophilic Esophagitis (0) | 2024.07.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