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K./MusiK

Taylor Swift 'Speak Now' World Tour , 간단 후기

Angelus 2011. 2. 19. 00:22


체조경기장에 도착하니 7시 15분 정도? 지난 번 스팅 공연 때는 당당하게(?) VIP/R석 구역으로 들어갔는데 이번엔 한참 돌아서 초라하게(?) S석 구역으로 들어가야 했다...

들어가자마자 먼저 공짜로 나눠주는 배너를 챙기고, 각종 굿즈 파는 곳으로 고고씽. 티셔츠는 원래 안 모으니 패스하고. Speak Now 와 Fearless CD를 팔고 있었는데 Speak Now Deluxe Version 에만 친필사인을 받았다고 하여 덥썩... 투어북은 다른 공연에 비해 좀 많이! 빈약했지만 모으던 대로 그냥 구입.


Speak Now 대형 패널 앞에서 사진을 찍었는데 맘에 드는 사진을 하나도 못 건졌다. 찍어준 사람들의 센스 부족과 모델의 자질 부족이 합작한 참담한 결과... 고로 인증샷은 실패!...


관객들의 절반 정도는 외국인이었던 것 같다. 특히나 어린 여자애들과 함께 온 가족 단위의 관객들이 많았다. (공연때 가장 열정적이었던 관객층도 이들이었다는...) 테일러 스위프트가 소녀들의 우상이 (대통령?^^) 되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앉은 자리 주변은 거의 다 외국인들이었는데 역시나 소녀들과 그 가족들로 보이는 사람들이 많았다.



조명이 꺼지자 사람들이 비명을 지르며 일제히 야광봉을 흔들어대기 시작... 약간 뜸을 들인 뒤 테일러의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하더니 무대 전면의 대형 전광판에 금색 불꽃으로 글씨가 써지면서 드디어 쇼가 시작되었다. (Sparks Fly였는지 Speak Now였는지 기억이 가물가물한데 아마도 정황상으로 볼 때 sparks fly 였던듯?)

1. Sparks Fly
2. Mine
두 곡을 부른 뒤 테일러가 인사했다.
- 안.녕.하.세.요! 헬로우 서울, 아임 테일러~~~ 블라블라블라~~~ 아유 레디? -
3. The Story of Us
(현재는) 3집에서 제일 좋아하는 노래. 슬픈 가사에 경쾌한 멜로디가 주는 아이러니를 사랑한다... 한껏 달아오른 분위기를 이 기세로 밀고 나가자!
4. Back to December
무대 중앙에 마련된 피아노를 연주하려다가 소리가 안난다며 밴드의 키보드 자리로 올라가 연주하며 노래. 설정인지 진짜였는지...
5. Better Than Revenge
6. Speak Now
후반부에 R석을 가로질러가 S석 중앙 앞 무대로 이동... 경기장이 타원형이라 중앙보단 약간 사이드가 무대에 좀 더 가까울 것 같아 일부러 13구역으로 예매한 건데...ㅠㅠ 테일러가 무대 아래로 내려오는 순간부터 완전 광란의 분위기...
7. Fearless acoustic ver.
중간의 제이슨 므라즈의 I'm Yours 한 소절을 끼워넣음. (mash up 이라고 한다나?) 기가 막히게 어울림. 두 노래 다 모르는 사람은 그냥 원래 노래가 이렇겠거니 할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그 부분을 따라부르더라는. 제이슨 므라즈의 인기가 대단한 건지 아님 미리 다들 프로그램에 대해 예습해온 건지... 옆에 앉아있던 애들은 '어 뭐야? ' 이러면서 어리둥절해 함...
8. Fifteen
9. You Belong With Me
분위기가 그야말로 최고조에 달한... 무엇보다 관객들의 떼창이 압권이었음. 메인무대로 돌아오는데 온통 난리도 아님... 이미 한껏 분위기가 달아오른 상황에서 테일러가 코앞을 지나가는데 흥분하지 않을 사람이 누가 있을까... (물론 끝까지 사이드쪽은 철저하게 소외되었지만...ㅜㅜ) 노래 끝나고 전광판에 잡힌 테일러의 눈빛도 약간 촉촉히 젖어있었던 것 같았는데... 감동했을 듯.
10. Dear John
11. Enchanted
12. Long Live
13. Love Story
굿나잇 서울! 을 외치고 무대 위에서 뒤로 다이빙하듯이 퇴장할 때만해도 이게 정말 마지막곡일거라곤 생각 안했는데... 앵콜을 계속 외치면 짠! 하고 다시 나타날 줄 알았으나, 스탭들이 나와서 무대를 걷더라는...


13곡에 공연시간은 약 한 시간 반 정도... 다른 공연들에 비해 짧았던 점이 가장 아쉽다. 앵콜도 없었고... Long Live 때 백업 보컬이랑 밴드 소개하며 다같이 춤추고 그랬는데 그럼 설마 그게 정식 셋 리스트의 마지막이고 Love Story가 앵콜곡? 3집 Speak Now 에서 8곡, 2집 Fearless 에서 5곡인데, Speak Now world tour 여서 그렇겠지만 다른 앨범, 특히 1집 노래들이 전혀 없는 것도 아쉬웠다. (내가 Change와 Picture to Burn을 못 들어서 그런 거라고는 차마 말할 수 없다!^^) 이왕 첫 내한인만큼 더 폭넓게 선곡했으면 어땠을까?  '테일러 스위프트는 이런 음악을 해왔답니다' 라고 보여주듯이... 1집은 컨트리의 느낌이 강하게 남아있어서 그런가....

무대 중앙의 대형 스크린에 각종 이미지를 넣어 곡의 분위기가 한층 더 살아나고 공연에 몰입할 수 있었던 건 참 좋았다. 체조경기장의 특성(?)상 뒷좌석의 관객들은 항상 몇십프로 부족할 수 밖에 없는데 대형 스크린 덕에 조금이나마 테일러의 아름다운 모습을 선명하게 볼 수 있었다. (덕분에 좌판에서 산 5천원짜리 쌍안경은 필요없게 되었지만...) 그리고 무엇보다도 S석 중앙에 마련된 특설무대! 완벽한 팬서비스였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외국인 관객들이 참 인상적이었다. 카우보이 모자를 쓰고 일어서서 몸을 흔들며 연신 웃어대던 두 남자, 단체로 티를 맞춰입고 '알러뷰 테일러!' 를 외쳐대던 팀 등등... 그 중에서도 내 앞줄에 앉아있던 가족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여행가방을 갖고 있었는데, 설마그 공연을 보기 위해 멀리서 바로 날아온 건 아니었는지... 초등학교 저학년 정도로 보이는 꼬마 숙녀였는데 시작부터 일어나 야광봉을 흔들며 테일러 스위프트의 노래와 몸짓에 따라 춤추고, 부모는 캠코더와 카메라로 공연과 딸을 번갈아 찍으며 흐뭇해하고... 참 보기 좋은 광경이었다. 나도 나중에 아이가 좋아하는 가수 공연을 같이 가서 즐겨줄 수 있으면 하는 생각을 해봤다.


공연 이후 테일러 스위프트의 음악이 더 좋아졌다. 마치 사귀기로 한 이후 더 모에모에해지는 커플마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