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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1 마취과에서 내는 방송은 네 가지가 있다. R,Q,H,A. R은 뭐더라?...recovery 인가?...아무튼 환자 깨워달라는 뜻이고 Q는 'Question', H는 'Help', A는 'Arrest' 를 의미한다. R은 인턴들이나 내는 방송이고 (전공의들은 다들 자기가 깨우니까) Q와 H가 좀 애매한데 아직까지 H나 A는 들어본 적이 없고, 말이 QUESTION이지 보통 무슨 문제가 있다는 뜻이다. 그럼 교수님 이하 나와있는 모든 전공의들이 빛의 속도로 달려오게 되고. 사실 Q도 보통은 인턴들이 많이 내는데 지난 번에는 전공의 선생님이 들어간 방에서 Q가 떴었다. 수술 도중 애기가 urticaria 생기면서 아마 arrest 직전까지 갔던 모양이다. 전공의 방에서 Q가 뜨는 건 진짜 대박이란 말이 ..

For The Record 2008.06.27

[Drama] 오센 (2008)

'아오이 유우가 주인공이고, 초일류 요정의 여주인으로 나온다' 보기 시작할 때 내가 알고 있던 정보는 고작 이것 뿐이었다. 원작이 있다고 들었는데 당연히 읽어보지 않았고... 일단은 주인공이 '아오이 유우' 인데다가 - 사실 아오이 유우가 나온 작품 중에 제대로 본 건 허니와 클로버 밖에 없지만 - 오감을 만족시킬만한 일본 음식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오지 않을까 하는 기대에서 보기 시작했다. 일류 요정 '잇쇼우안'의 23세 여주인 '한다 센' '오센'은 그녀의 애칭으로 (예쁘기도 하지만 무엇보다도) 귀여운 외모, (지나치게) 순수한 마음씨의 소유자이다. 그에 걸맞는, 그래서 어리게까지 보이는 행동거지를 보여주지만 의외로 엄청난 주당이며. 음식에 대해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뛰어난 감각과 확고한 철학을..

O.T.K. 2008.06.27

감독열전 : 요아킴 뢰브

이번 유로 2008이 낳은 최고의 스타라고 하면 이 사람을 꼽을 수 있겠죠. 멋지지 않습니까? ^^ 요아킴 뢰브 (Joachim Loew) 1960년 2월 3일 생. 1978년 SC 프라이부르크에서 데뷔하여 VFB 슈투트가르트, 아인라흐트 프랑크푸르트, 칼스루어 SC 등에서 활동하였으며, 95년 현역에서 은퇴하였습니다. 선수로서 그다지 명성을 떨치지는 못하였으나 그의 능력은 은퇴 이후 빛을 발하기 시작하여, 은퇴 직후인 95년 7월 슈투트가르트 감독으로 취임해 2번째 시즌만에 독일 컵 우승, 그 다음 시즌에는 (지금은 없어진) UEFA '컵 위너스' 컵 결승에 올려놓았습니다. 이후 오스트리아 및 터키에서 감독 생활을 하였으며, 선수생활을 했던 거의 모든 팀에서 스태프로 일한 이색적인 경력의 소유자이기도 ..

Sports/Fever Pitch 2008.06.23

허당 선생

착하고 성실한데 뭔가 부족해- 5월, 수술이 끝난 후 보라매 비뇨기과 치프선생님이 웃으며 하신 말씀. 어제, 또 이 말을 떠올려 버렸다. 어제 들어간 수술방은 정형외과방. MIBP (평균혈압) 를 60-65 사이로 맞춰줄 것을 요구하였고, 처음 시작때까진 잘 조절이 되었다. 그러던 것이 본격적으로 째고 깨기 시작하면서 80대로 치고 올라가기 시작- 일단 걸고 있던 수액 최소로 잠그고 혹시 통증에 반응하나 싶어서 sevo도 올려보고도 하였으나 역부족. 눈에 띄는 labetalol은 적정용량을 모르니 함부로 사용할 수도 없고... 결국 밥 먹으러 간 사이에 교수님이 labetalol과 fentanyl로 제압하셨다. 혈압을 낮춰놓으니 이제는 떨어지는 게 문제- 3-way가 여러 개 달려있고 거기에 있는대로 수..

For The Record 2008.06.17

공의 경계를 읽기 시작

월요일에 공의 경계 극장판 1편 '부감풍경'을 봤는데 소설을 읽지 않으면 따라가기 어려울 것 같았다. 극장판은 그 작품의 팬들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친절하게 관객들에게 설명해주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일반 관객들에게 있어서 극장판은 좀 불친절하게 느껴질지도. Type-moon이 지향하는? 아니 전문으로 하는 세계를 처음으로, 그리고 가장 방대하게 그려낸 작품이 아닐까 싶다. 그 이후 Type-moon의 성장과 함께 세계관도 점점 세련되게 다듬어져 Fate에서 그야말로 절정에 달했다고 생각한다. 그러고 보니 공의 경계-월희-Fate 순서로 나왔는데 나는 Fate-월희-공의 경계 순으로 접했고, 셋 다 애니메이션을 먼저 접하고 원작을 찾았네. 공교롭게도 모두 Retrograde 한 접근인데, 이해하는 ..

For The Record 2008.06.11

Angelus씨 광화문에 가다

촛불때문에 간 건 아니고... 책 사러... 책을 사고 그냥 가려다가, 지상으로 올라가봤다. 정말 흉물은 흉물이다... 다들 사진찍느라 정신없었다. 그들은 무슨 생각으로 여기까지 왔을까? 진짜 뜻이 있어서 온 사람들도 있을 것이고... 나처럼 구경 온 사람도 있고... 별 생각없이 사는 내가 봐도 참... 씁쓸하구나. 컨테이너 박스, 광화문 및 주변 역 무정차 통과... 고작 생각해낸 대응책이라는게... 한심스럽다. 이 정도 수준이니 사람들이 거리로 나오는게지.

For The Record 2008.06.11

홍대 앞, 그리스 음식점 - Greek Joy

지도교수 모임으로 홍대 앞 그리스 음식점 "Greek joy" 에 다녀왔다 생각보다는 아담한 규모의 음식점이었다. 인테리어도 화려하지 않고 하얀색 페인트로 마치 회칠한 느낌이었다. 그리스에 가보지는 않았지만 아마도 그 동네 집들은 대부분 이런 색이겠지? 티비에서 보는, 그리고 우리가 그리스식 주택에 대해 갖고 있는 이미지에 딱 들어맞는 내부 장식이란 생각이 들었다. 저녁 식사는 메뉴판에는 없다는 dinner 코스로- 7-8종류의 음식이 나왔던 것 같다. 그리스 음식이라고 해서 좀 독특할까 했는데 생각만큼은 아니었다. 맛은 아주 반할 만큼은 아니었지만 괜찮은 수준이었고, 해산물과 토마토를 많이 이용해서 그런지 느끼한 건 덜했다. 음식들이 예쁘게 나와서 더 먹음직스러웠다. 사진기를 가져가지 않은 게 조금 아..

For The Record 2008.06.10

Wt. gain (+)

인턴하면 살이 많이 빠질 줄 알았다. 그러나 지금은... 3월, 보라매 내과. 일주일만에 5KG 정도 줄었다. 4월, 보라매 응급실, 역시 일주일만에 5KG 정도 줄었다. 그렇다면 두 달 동안 10kg가 줄었단 말인가- 그러나... 아무리 힘들어도 일단 적응하고 슬슬 농땡이(?) 요령(?) 피우기 시작하면서는 다시 몸무게가 recoiled... 그리고 5월 보라매 uro, 맨날 나가서 밥먹고 밤이면 밤마다 고기와 술을 먹으며 한 달을 보낸 후... 5월말 인계 받으러 왔던 GB군 曰 형, 학교 때보다 좀 찌셨는데요- 지난 주 화요일, 시간이 나서 잠깐 참여한 축구부 연습- 심각한 체력저하만을 느꼈다. (이번 주 토요일 OB-YB전인데 큰일났다) 어제 저녁, 평소보다 배꼽의 깊이가 좀 깊어보이기 시작했다...

For The Record 2008.06.09

짧은 수술이 좋아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할 지 모르겠지만, 나는 같은 시간을 수술방에서 보내더라도 turnover가 빠른 게 좋다. (turnover가 빠르다는 건 짧은 수술이 여러 개 잡혀있다는 말이 되겠다) 긴 수술에 들어가 있으면 편히 쉬면서 가끔씩 졸리면 잠도 자고, 심심할 때 몰래몰래 딴 짓도 할 수 있지만 기본적으로 모니터링만(?) 한다는 건 지루한 일인데다가 별로 일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한 시간 짜리 수술 들어가면 정말로 순식간에 끝나기 때문에 수술 시작하자마자 얼른 마취기록 정리하고 잠깐 숨돌리면 곧 수술 끝날 때 되어 마무리 준비 들어가야 하고 끝나면 곧바로 다음 환자 맞을 준비해야 해서 나같이 빠릿빠릿하지 못하고 굼뜬 사람은 좀 불리(?) 할 지 모르지만 그래도 나름 바쁘기 때문에 내가 ..

For The Record 2008.06.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