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r The Record

The Road Not Taken

Angelus 2021. 2. 2. 14:01

오늘 또 한 곳의 대학병원 자리를 최종적으로 거절하였다. (이렇게 하나씩 모병원 교수님들과의 연을 끊는 것인가. ㅋ)

마음 속에 남아있는 '스탭병(staff病)'이 아직 다 낫지는 않아서인지 한편으로는 자꾸 아쉬움에 뒤돌아보게 되지만, 이미 작년말 췌담도 자리 몇 군데를 거절했는데 이제 와서 또 다른 병원 (게다가 자병원 오픈하면 전공의도 없는 곳으로 갈 자병원으로 가능성이 높은) 의 상부 위장관 스탭으로 가는 것이 웃기기도 하고,  몸과 마음이 많이 지치기도 했고 (상급종합병원에서 일하시는 윗분들께서 읽으시면 코웃음칠 이야기지만), 학문적으로 뭔가 의미있는 걸 이뤄낼 수 있을 것 같지도 않고, 어려운 시술 전후로 이런 저런 스트레스 받으며 밤잠 설치는 것도 힘들고, 경제적인 이유도 있고...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너 '가지 않은 길'을 걷게 되는 게 불안하긴 하다만, 나보다 먼저 걷기 시작해서 조금 앞에서 나를 기다려주는 가족이 있으니 조심조심 불빛으로 삼아 걸어가면 되겠지 싶은 나이브한 생각을 해본다. (근데 얼른 쫓아와서 앞서 가라고 하면 어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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