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r The Record

3년간 얼마나 노예처럼 일을 해왔는가

Angelus 2020. 12. 17. 21:20

이제 현 직장에서의 생활이 2개월 정도 남은 상태라, 3년간의 노예로서의 삶을 정리해보고자, 18.3월부터 20.10월까지의 진료실적과 시술에 대한 통계를 내보았다. 

 

1. 진료실적

월 평균 외래 환자는 499명이었고, 이 중에서 병원 자체 신환은 22명, 내 외래 초진 환자는 148명이었다. 1년차 때는 평균 475명이엇고 2-3년차때는 515명 정도였는데, 2-3년차때는 시술 스케줄 때문에 목요일 오후 외래를 한 시간 정도 단축시켰으므로, 이를 보정한다면 1년차때와 비교시 한 달에 약 한 세션 정도가 줄어든 셈이다. 만약 세션을 단축시키지 않았다면 월 평균 진료 인원은 40명 정도 늘었을 가능성이 있겠다. 

월 평균 병동 및 응급실에서 받은 타과의뢰 수는 105건이었다. 첫 해에는 136건이었고 2년차때는 96건, 올해는 76건으로 하루에 평균 한 건 정도의 타과의뢰를 덜 받아온 셈이다. 아마도 2년차때부터는 일반 내시경 세션이 둘로 줄고 그 대신 ERCP 세션이 생겼기 때문에 내시경 의뢰가 줄어든 게 첫 번째, 두 번째 이유로는 올해 타병원에서 이직해오신 선배님이 일을 많이 하셨기 때문이리라.

2.  시술

위내시경은 한 달 평균 102개, 세션당 11개 정도였고 대장내시경은 한 달 평균 75개, 세션당 8개 정도였다. 첫 해는 (3월부터 12월) 위내시경 1000개, 대장내시경 700개 정도였고 2년차때는 1300개/1000개, 올해는 10월까지 900개/700개 정도로 잡혔다. 첫 해는 3월부터 12월까지의 통계이고, 작년과 올해는 내시경 세션이 4에서 2로 줄어든 점을 감안해볼 필요가 있겠다. (사실 제대로 통계를 잡으려면 18.3-19.2, 19.3-20.2, 20.3-20.10으로 구분해서 계산을 하는 것이 맞겠지만 그렇게까지 복잡하게 할 필요가 있겠나?) Anyway, 월 평균 및 세션당 평균으로 보정을 해보면, 위내시경은 월 평균 102개/세션 당 11개, 대장내시경은 월 평균 75개/세션 당 8개 꼴이었다. 대장내시경은 주로 전임의 선생님들이 primary로 담당하고 나는 어려운 부분만 해결해주는 편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렇게 힘든 건 아니었을지도. 

EUS는 첫 해에는 18개였다가 작년에 77개로 늘었고, 올해는 36개로 줄어서 32개월간 131건이었다. 2년차때 상부위장관 EUS가 많이 몰린 데다가 췌담도쪽도 다시 하면서 갯수가 늘었다가, 3년차때 선배님이 오시면서 상부위장관 갯수가 꽤 줄어든 것 같다. 평균을 내보면 주당 1건/세션당 0.5건 정도였다.

지혈술, 이물 제거술 및 위루술 등의 치료 내시경은 첫 해 65건, 작년 88건, 올해 31건으로 역시 올해 대폭 줄어들었다. 특이한 건 올해 내가 시행한 위루술이 한 건도 없었다고 되어 있는데, 오전에 주로 일반 내시경이 많이 몰리는 편이기 때문에 병동에서 의뢰되는 위루술이 주로 오후 세션의 선생님께로 의뢰되었다는 듯. 어쨌든 평균을 내보면 월 6건/세션당 0.6건 정도. EUS와 지혈술을 합쳐서 대략 세션 당 1건 정도라고 보면 되겠다.

ESD는 첫 해 6건, 작년에 22건, 올해 26건이었다. 원래 ESD 같이 (상대적으로) 귀찮고 risky한 시술 맡아서 하라고 데려왔는데 많이 안 하니까 윗분들이 좋게 보지 않았고 결국 이렇게 올해를 마지막으로 나가게 된 것이긴 하다만, 어쨌든 작년 한 해 갯수보다 올해 10월까지의 갯수가 많아진 건 뭐 결국 하다보면 늘게 된다는 이야기겠다. 그래봐야 주당 한 건 정도이지만. 

ERCP는 첫 해에는 건드리지 않았고, ESD를 잘 하지 않는데에 실망한 윗분들이 "그럼 다른 교수 데려와서 ESD 맡길 테니 넌 있는 동안에 ERCP라도 해라!" 라고 해서 2년차때부터 하기 시작했는데, 작년 (3-12월)에 84건, 올해 (1-10월) 56건으로 총 140건이었다. 세션당 고작 1건 정도 밖에 안 한 셈인데, 실제 내 느낌으로는 한 세션 때 2-3건은 한 것 같은데 뭔가 이상했다. 

상/하부 스텐트 삽입 및 풍선확장술은 첫 해 2건, 작년에 21건, 올해는 10월까지는 제로... 이렇게 편차가 심한 데에는 결국 윗선생님들의 보이는 손과 이직이 크게 작용했겠지...  

시술 관련, 특히 치료 관련 데이터는 체감과는 사뭇 다르긴 한데, 어쨌든간에, ESD, ERCP 등등 치료 내시경은 이제 할 일이 없을 거라 생각하니 마음이 편하기도 하고, 한 편으로는 요즘 몇 개월 간은 꽤 잘 되어왔기에  아쉽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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