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ㄱㅈㄴ과의 술자리는 근래 최악의 자리였다. 내가 소모품에 지나지 않음을 깨닫게 해주었기에. 애초에 가고 싶었던 자리도 아니었는데 험한 말만 들었으니. '뭐지, 이 사람 지금 나보고 알아서 나가라고 하는 건가.' 처음엔 까짓거 나가버릴까 싶었는데, 다음 날 출근 준비를 하면서 나갈 땐 나가더라도, 그 동안 등골 뽑아먹힌 것 만큼은 나도 빨아먹고 나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 일 년 동안, 나가서 요긴히 써먹을 수 있는 스킬 하나 정도는 만렙으로 올려놓고 가야지... 재계약 안 되면 안 되는 대로... 내가 맞짱을 뜰 레벨은 아니지만 굳이 비굴하게 접고 들어갈 필요도 없으니까... 이렇게 생각하니 맘이 편해지고 자연스럽게 주위를 둘러볼 수 있게 되었다. 나와 가족의 삶으로. 나는 비록 직장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