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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gelus군은 항상 나른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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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tice

2017.01.26 14:12 For The Record

아침 일곱 시 반에 영상의학과 교수님과의 토의를 마치고 

병동으로 올라가는 엘리베이터에서 그 때 출근하는 주치의를 만남. 

교수님이 주치의에게 출근 일찍 하라며 내 어깨를 툭 치며

" Angelus 선생은 아침 여섯 시 사십 분에 출근해서 밤 열 한 시까지 연구하다가 가는데, 

일찍 나와야지~"

… 열 한 시까지 연구를 하다가 가라, 빨리 논문 써서 보내라는 

너무나도 직접적인 압박이로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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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1.26 14:10 For The Record

왜 서울대병원에서 공단 검진 같은 걸 하는 걸까? 하더라도 건강증진센터면 모를까 본원 내시경센터에서…

일반의 세션을 담당하는 전임의 1년차들보다 강호에서 활동하며 오랜 경험을 가진 선생님들의 실력이 나으면 나았지 뒤떨어지지는 않을 것이며. 대형 3차병원으로 환자가 몰리는 기형적인 의료시스템을 공고화시키고 의료재원을 낭비하는 일일 뿐이다. 세속적으로는 로컬의 밥그릇을 빼앗는 일이기도 하고.

결코 내가 공단검진 내시경을 하기 싫어서가 아님. 나야 하나라도 더 하고 나가면 그게 다 경험이 되는 거니까 나쁠 게 없다. 한 명에 5분 남짓, 길어야 10분 정도 걸리는 위내시경 몇 명 하는 것이 무슨 대수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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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Angelus
2016.11.01 21:16 For The Record



작년 이맘때엔,

모든 걸 다 내려두고 시험공부에만 매진하지...는 않고 마지막이 될 지 모를 온전한 자유시간을 만끽했다. 자고 싶으면 자고, 운동하고 싶을 때 운동하고, 먹고 싶으면 먹으러 가고, 공부가 안 되면 바람도 쐬면서. 군의관 시절 이후 4년 만에 맛보는 황금같은 나날이었다.



지금은,

컴퓨터 앞에 앉아 잘 알지도 못하는 통계를 붙잡고 어떻게든 결과를 만들어보려고 갖은 수를 다 쓰면서, 잘 쓰여지지도 않는 논문만 이리 고쳤다 저리 고쳤다 하며, 언제 어떤 환자가 올까 노심초사하고 있구나.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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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8.21 20:32 For The Record

너무 더워서,
무언가에 집중하기가 어렵다.
는 핑계로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있다.

그냥 머리 따위 쓰지 않고, 텅텅 비우고,
소설이든 수필이든 무겁지 않은 책을 읽으면 참 좋을 것 같다.

하지만 내일부터는,
성실의 아이콘과 같이 살아야겠지
정말로,
시간과 능력은 없고, 할 일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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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6.29 22:18 For The Record

유명인들의 사생활을 가볍게 들여다 보며 관음증을 소소하게 만족시킬 수 있는 심심풀이 땅콩... 어차피 드러내고자 하는 거니 원하는 대로 맘껏 봐주고 덤으로 내 맘대로 소비하고 있다. 

보고 있으면 저렇게 잘생기고 몸도 좋고 예쁘고 몸매좋고 돈까지 많아 즐겁게 사는 사람들이 참 많구나 싶어서 기분이 나빠지는 걸로 끝나곤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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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Angelus
2016.06.03 22:39 For The Record


#1.  

금요일 오후 내시경 세션에는 가끔씩 감염 관련 환자들이 내시경을 받으러 온다. 주로 HIV+ 인 환자들이 많고, 가끔씩은 설사와 관련된 Clostridium difficile, 또는 VRE(반코마이신 내성 장구균)을 가진 환자들도 있다. 분비물 접촉에 의한 이차 감염을 막기 위해 전용 내시경을 사용하는 것은 물론이고 검사에 관여하는 모든 의료인들은 보호 장구 및 덧가운을 착용해야 하기 때문에 보통은 일반 환자들이 모두 검사를 받은 뒤에 시행하게 된다. 여러모로 제약이 있다보니 해당 환자들을 2주마다 한 번씩 금요일 오후 세션에 몰아서(?) 검사를 하고, 위내시경과 대장내시경을 같이 시행하게 되는 경우가 많아서 보통은 오후 위내시경 세션에 들어가는 전임의가 같이 하는 편이다. 


금요일 오후 위내시경 세션에 들어갈 때마다 HIV 환자들이 꼭 한 명씩은 있는 것 같아서 오늘 스케줄을 살펴보니 지금까지 14번의 오후 위내시경 세션중 내가 6번을 들어갔네. 그러다보니 내시경실 직원들은 오늘 HIV 환자 내시경이 있는데 역시나 오후 세션은 angelus 선생님이네요 라고 농담반 진담반으로 이야기하곤 한다. 


분과를 정할 때 소화기와 감염 분과 중에서 약간 고민하다 나는 머리가 좋지 않아 감염은 안 될 것 같아 소화기를 했지만, 전공의 시절 감염 병동 주치의 넉 달에 로테이션 한 달을 했었고 어쩌다보니 감염 환자 내시경이 나한테 몰리고 있어 동료 전임의들과 내시경실 직원들은 농담삼아 나보고 '감염의 서자' 라고 하는데... 


절대로 그 환자들이 귀찮은 건 아니고, 아무래도 local에서는 내시경을 자유롭게 받을 수 없을테고 결국 여기같은 종합병원에서 받아야 할테니 내가 아니면 누가 해주겠어? 내가 올해 전국에서 HIV 환자 내시경은 제일 많이 하지 않았을까? 라는 같잖은 생각도 가끔 하면서 보람을 찾고 있다. 아무튼.


#2. 

오늘 환자는 한 명 이었는데, 내시경을 기다리던 중에 갑자기 복통이 너무 심하다며 힘들어해서 이송침대에 누워있었다. 기록을 보니 보름 전부터 상복부 통증이 있었고, 두 번 정도 통증이 너무 심해서 응급실을 방문했었다. 검사 권유를 받았지만 약 투약 후에 통증이 호전되어 추가 검사 거부하고 자의퇴원을 반복했다. 환자를 검진하니까 상복부의 동통이 있긴 한데 병력상 당뇨도 있고, CRPS도 있다고 쓰여있어서 음... 


기본 vital sign을 체크해보고 큰 이상은 없길래 검사실내에서 일단 몇 분 정도 관찰했더니 조금 통증이 나아졌다고 하길래 환자랑 상의하고, 검사를 진행하는데에 동의해서 내시경을 넣었다. 별거 없겠지? 하면서...


들어갔는데 위 전체에 검은색으로 과거 피가 났었던 흔적들이 묻어있었다. 아. 뭔가 있겠구나. 조심스럽게 들어가다보니 전벽에 커다란 궤양이 보인다. 지켜보던 다른 직원들 모두 정말 아팠겠다. 이래서 아팠구나... 십이지장으로 들어가 십이지장이 괜찮은 것을 확인하고, 뒤로 내시경을 빼며 전벽의 궤양을 자세히 관찰하는 순간,


궤양의 중심부위에 아주 작게, 뭔가 반짝이는, 궤양의 기저부와는 조금 다르게 생긴 이상한 게 보인다. 환자는 궤양이 심해서 천공이 생긴 것이었다. 오 젠장. 이걸 어떻게 참았던거지?... 궤양과 천공 부위에 대해 사진을 찍고, 최대한 위 내부의 공기를 빼면서 내시경을 회수하고 환자를 응급실로 보냈다. 운동 다녀와서 기록을 확인하니 응급수술에 들어간 것 같은데, 어떻게 될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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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5.01 23:12 For The Record

#1.
즐거운 시간이었어야 할 터인데 그다지 즐겁지 않았다.

4D가 쓸데없는 자극이 너무 많아 오히려 관람에 방해가 된 탓도 있지만,

동행인의 반응을 살피는 것도 피곤하고, 이전부터도 느꼈던 것이지만 무심한 듯한, 때로는 피곤한 건지 지루한 건지 알 수 없는 듯한 모습을 보면 집에 돌아오는 길엔 항상 물음표밖에.


#2.
4D는 피곤하다.
자극이 너무 많아 오히려 영화에 집중하기가 어렵다.
처음엔 안마의자같은 느낌이었는데 끝나고 나니 두들겨 맞은 듯하다.
앞으로 4D는 힘들 것 같다.
넓직하고 안락한 좌석, 풍부한 음향효과를 찾아다니는 것으로...
물론 내 수준엔 그냥 근처 영화관에서 늦은 시간에 조용히 혼자 보는 게 딱이긴 하다.

#3
주중에는 열심히 일하고
주말에도 (열심히는 아니어도) 일해야 하는 삶은
얼마나 ... 같은가.

최소한 주말에 열심히 하지 않으려면
주중에는 뭔가 많은 걸 해야 하는 거지.
안 그래도 피곤하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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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Angelus
2016.04.10 21:21 For The Record

스스로 공부를 한다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공부를 하지 않으면 그저 내시경기사(?)가 될 뿐이겠지만.
없는 시간을 쪼개서, 주제를 정하고, 자료를 찾고, 정리하고. 까먹고. 의 무한루프.

외래에서 만나는 환자들.
집담회 케이스들.
저널.
교과서.
그러고보니 공부할 거리는 참으로 많구나.

그 와중에 언제 차트리뷰하고 논문을 쓰지?
그리고 중간중간 -일주일에 두 번씩은 원치 않는- 술도 마셔야 하고.

스스로 공부를 한다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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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3.05 15:45 For The Record
일이야 그대로 이어서 이곳에서 하지만 어쨌든 신분은 전공의에서 전임의로 바뀌게 되므로, 행정적으로는 2월 퇴사 후 3월 입사하게 된다.

복지포인트라는 게 작년부터 지급되기 시작한 것 같은데 (그 전부터 다른 직원들에게는 있었는지 모르겠으나 전공의들에게는 이에 대한 안내가 작년부터 시작되었다) 부양가족 등등 뭐 이런저런 것들을 따져서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반기당 10여만원, 1년에 20여만원 정도다. 그 포인트를 현금처럼 사용해서 '복지몰'에서 상품구매를 할 수 있는데 일반 인터넷 쇼핑몰보다 훨씬 비싸다는 건 차치하고...

복지포인트 관리 규정을 보니 중도입사자, 즉 올해의 경우 2016년 1월 1일 이후 입사한 사람에게는 지급되지 않는다. 그리고 퇴사하면 당연히 남는 포인트는 자동 소멸. 2월 말에 퇴사하는 전공의들은 일단 반기에 해당하는 복지포인트를 지급받게 되고, 2개월내에 쓰지 않으면 포인트는 잃어버리게 된다. 신규 전임의들의 경우 행정적으로는 중도 입사자이므로 복지포인트를 받지 못한다. 

이 규정은 학생에서 인턴, 인턴에서 레지던트로 올라가는 사람들에게도 당연히 해당될 것이므로, 병원 측에서는 공백 없이 바로 올라가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개인당 약 10만원, 타병원에서 오거나 공백이 있었던 사람들의 경우 약 20만원 정도를 절약할 수 있게되는 셈이다. 

이 복지포인트라는 게 작년에 개악된 취업규칙과 관련있는 건지 정확히는 기억나지 않지만 (나는 끝까지 서명안했음) 이렇게까지 해서 비용을 아껴야하는 건가 싶어서 씁쓸하다. 코묻은 애기들 돈 빼앗아 가는 것마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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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3.02 00:29 For The Record

한없이 평범하며 타인을 상처 입히지 않는다는 기원을 가진 이 사람은, 설령 자신이 아무리 슬프더라도 뭔가를 위해 눈물조차 흘릴 수 없다. 울어버리면, 누군가의 특별한 존재가 되어버리니까.

- 그것은 누구하고나 잘 지낼 수 있는 대신에 얻은, 누구에게도 보이지 않는 텅 빈 고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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