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orts/Fever Pitch

[갈무리] (2007.6.) 축구장 나들이 - 한국 U-17 vs. 브라질 U-17

Angelus 2011. 1. 1. 16:43

초대권을 얻은 덕에 경기를 공짜로 볼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처음엔 열 명 정도 갈 계획이었는데 막판에 대부분 취소해서 다섯 명이 조촐하게... 종로 3가부터 50분 남짓 지하철을 타고 대화역에 내렸을 땐 사람 별로 없을 것 같았는데 역을 나오니 벌써 많은 사람들이 경기장으로 향하고 있었다. 저녁 먹고 가족끼리 단란하게 즐기러 오는 분위기. 좋다.

초대권이긴 하지만 표가 많이 남아서... 잠깐 암표장사로 변신. 성인 오천원 청소년 삼천원이었는데 우리는 사천원/이천원에 팔았다. 전문 암표장사(?) 아저씨의 심한 견제가 들어왔지만 굴할 우리가 아니지. 우리의 총 수입은 2만 8천원.(4x4 + 2x2) 그 중 2만원은 김밥과 물, 아이스크림을 사는데 썼고 나머지 8천원은... 피치못할 사정으로 축구부에 기부하였다.

브라질 진영 코너플랙 쪽 맨 앞에 자리를 잡았다. 우려했던 대로 브라질이 주도권을 잡고, 간간이 역습을 시도하는 경기내용. 아직은 17세 이하의, 말 그대로 '애'들이라서 앞으로 어떻게 클 지는 모르지만 몇 년 후 얘들 중에 세계적인 선수가 나올라나? 나올지도 모른다. 문제는 이름과 얼굴을 모른다는 거... 그래서 눈에 띄는 선수가 있으면 꼭 기억을 해두기로 했다. 그러나 또 하나의 문제는 브라질 애들은 원래 이름이 다 열라 길다는 거. 

가장 눈에 띄는 선수는 주장을 맡고 있던 왼쪽 수비수, 6번이었다. '까를로스'를 연상시키는 활발한 공격가담에 안정적인 수비. 결국 선제골도 6번 선수의 발에서 나왔다. 수 차례에 걸친 원터치 2대1 패스를 통해 수비진을 멍하게 만들고 가볍게 골. 10년 후에 쟤 레알 마드리드에서 보는 거 아닐까.[각주:1] 


한국팀도 좋은 기회가 몇 번 있었는데 언제나 그렇듯이 마지막이 안 되더라. 경기내용에 대해서 쓰다보면 너무 길어지고 뻔한 내용들이 될테니 그냥 접고... 다만 후반전 막판 10분 남기고는 완전 캐관광 모드... 종료 직전에 또 한 골을 아주 가볍게 허용하며 결국 0 대 2 패배.


경기가 끝나니 10시... 두 시간 걸려서 집에 도착. 아침 일찍 집에서 나와 대학로-일산-집으로 이어지는 강행군이었지만, 역시 축구, 야구는 현장에서 봐야 제대로야...


  1. 당시 집으로 돌아와 검색해보았더니 이 선수의 이름은 파비우. 그렇다. 지금 맨체스터에 있는 파비우 하파엘 형제다. 물론 하파엘도 오른쪽 풀백으로 그 경기를 뛰었다. [본문으로]